내가 그렇게 이상한 사람이었나???
그런데 그 이상한 사람이.... 2학년 첫강의 시간에 들어오자 난 숨이 막혀서 쓰러질뻔했어요...
나도....
둘은 쳐다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선배 그거 알아?? 어쩌다 한번 선배가 웃으면 오른쪽 입가에 살짝 들어가는 보조개..
어...내 보조개 아는 사람 몇 없는데..너 정말 나 좋아하는구나...
너도웃을때가 제일 예뻐....근데 정말 미안했다..
사실 강의시간에 네 뒷모습만 쳐다보다 공부 안한건 생각 안하고
네가 그렇게 공부를 잘하는지도 몰랐었고..그리고......
주하는 말을 하다가 고개를 떨구었다..
선배 도대체 뭐가 그리 미안하다는거예요??
나 너 만나기 전까지 아주 방탕한 생활을 했었어....
....................??
친구들은 모두들 군대에 간다고 그랬는데....난..... 몸이 좋지 않아서 군대를 끝내
못갔지....
우와..........재벌가 자제분들도 군대를 가시나요???? 아..! 미안...선배...
괜찮아....안가는 놈들이 더 많아....난....뭐랄까...어렸을적부터 몸이 안좋아서
그랬는지..동경심...그런게 좀 심했지...
선배 어디가 많이 아파요???
어...오늘도 봤잖아...정말 오늘 너한테 멋지게 프로포즈 하려구 했는데..실패다...
괜찮아..선배...오늘 선배 오늘부로 내꺼 됐잖아....
어...그렇구나..고맙다...하지만 미안한건 어쩔수 없다...나 군대 못가고 정말 못된 짓만
하고 다녔어....
구체적으로 어떤짓?????
나 너한테 오기까지 많이 돌아왔다고 했잖아...
아 그못된짓...머....남자니깐...하지만 지금 현재는 내꺼잖아...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맙다....참 방탕한 생활 많이 했지..3년동안....내 능력밖의 재산이 많아서...
돈 보고 달려드는 애들도 많았지...그래서 더 미안해....혜인아...
난 솔직히 선배 여기서 살고 있다는 것 자체도 부담스러운데....
그래 알아...그날...내가 너한테 정말 못된짓 한날....
아..내가 선배 멱살 잡은날?? 그날 왜?
내가 너무나도 충격적인 일을 겪었거든..완전 제정신이 아니었어...너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나때문에............
왜 그래 선배..괜찮아???? 그 일로 너무 미안해하지마..이제는.....
그날 결과가 나왔어...................................난 아이 아빠가 될 수없단.....결...과.......
어??
주하는 혜인이를 껴안고 울기 시작했다....너무나도 서럽게 울어서 혜인이도 덩달아 울어버렸다..하지만 혜인이가 정신을 차리고 주하를 달랬다...
선배.....그것때문에 나한테 더 미안했던거야???
널 처음 본 순간부터...사랑에 빠져버렸는데...이렇게 누군가를 간절히 원해본적도 없었는데...
네가 처음이자 마지막 내 사랑이라고 생각했어..졸업하기만 하면 널 데려올 생각에 잠도 못잤어....
그런데 갑자기 전혀 예상치도 못한 결과라서 난 받아들이기가 너무나 힘이 들었어...
난 늘 혼자 외롭게만 자라와서 너와결혼하면 아이들 많이 낳고 행복하게 살고 싶었는데......
너무 미안해.....
선배.....난 아직 선배를 잘 몰라...지금도 잘 몰라 그런데 선배는 왜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에 대해서 벌써부터 미안해 하는거야?? 선배는 걱정할 일이 없어서 그런 미래에 대해서까지
생각했는지 모르겠만 난 바로 코앞의 일만으로도 하루하루 힘들게 버티며 살아왔어...
선배...우리 지금에만 최선을 다하자..조금씩 서로에 대해 알아가면서 천천히....
앞으로 닥칠 일은 바로 코 앞에 와서 생각하자구...선배가 그렇게 약한 모습을 보이면 내가 어떻게
선배를 믿고 따르겠어?? 선배는 너무 나약해....난 어땠는줄 알아?? 선배가 그날 날 4시간동안 간호
해줬다는 ...그리고 이 손..선배가 해줬다면서..내 기분 알기나 해?? 선배가??
나도 선배 첫눈에 내 남자였으면 하고 생각했었어..선배가 내 뒤에 앉아서 강의를 받을때면
교수님 말씀이 하나도 안들릴때도 많았어....오히려 선배 숨소리가 더 크게 들렸으니까...
선배...우리 앞으로 무슨일이든 서로 속이지 말고 같이 해결해 나가자...나 솔직히 두려워....
지금 이 순간도 눈 감으면 선배가 연기속으로 사라져버릴것 같아서 무서워...그리고 설사 선배가
내 앞에 있다고 해도..난 내일이 처음으로 두려워졌어...선배와 나....사이가 너무나도 멀어...
선배 집에서 날 반겨하지 않을것은 당연한 일이고...우리 할머니도 반기시지는 않을거야...
나 지금 이 방에서 나가는 순간부터 이 모든 것들이 사라져버릴것만 같아서 두려워....무섭고..
주하가 혜인이를 꼬옥 안아주었다..
넌 내꺼야..그 누가 머라해도..니가 두려워서 날 떠난다고 한다면 난 널 끝까지 찾아낼꺼야...
너 내 배경 알면서도 나한테 모든걸 준거야,....?? 불나방처럼?? 타죽을걸 알면서도 불 속으로
뛰어 들어가는 바보야?? 네 말대로 우리 하나하나 헤쳐나가자..혜인아...나 그렇게 나약하지 않아..
너 하나는 거뜬히 지켜 낼 수 있어....너만 내 곁에 있어준다면....사랑해..
그리고는 혜인이에게 입맞춤을 했다..둘이 쇼파에 기대어 이런저런말을 주고 받는 사이..날이 밝아버렸다...
주하가 테이블의 버튼을 누르자 커튼이 열리기 시작했고 그 사이로 아침 햇살이 둘 사이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 너랑 꼭 아침을 맞이하고 싶었었는데...나 지금 너무 행복하다...혜인아....
선배....너무 멋있어...난 바쁘게만 살아 와서 아침햇살이 이렇게 눈부시도록 아름다운줄은
몰랐었는데...선배가 날 너무 혼미하게 만드네요...선배랑 있으면 꼭 뭐한테 홀린 기분이야....
선배......나 이제 선배한테 다 줘버린것 같아.....내 모든걸 다....
그렇게 말하고는 주하 어깨에 기댔다..
다 줘도 돼...넌 나니깐....내가 너구...널 지켜줄꺼야...내 목숨이 다 할때까지...
주하가 혜인이의 눈가에 조용히 흐르는 눈물을 입술로 닦아주며 말했다...
디------디------
네...알았어요......
주하가 전화를 받고 혜인이에게 입맞춤을 했다...그리고선 자신의 목에 걸려있던 목걸이를 풀어서 혜인이 목에 걸어주었다..
이건 우리 엄마 유품이야..엄마가 네 목에 걸어주라고 하셨어..
나 죽을때까지 목에서 안풀거야..지금까지 선배가 목에서 안풀었듯이..
본거니??..너도 정말 나 좋아하는구나..자식...
주하가 혜인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웃었다..
아....할머니...어떻하지...나 이런 애 아닌데...
그럼 어떤앤데?? 범생이???
뭐라고 하지?? 나도 얼른 가야겠어요....
혜인아...지금 이 방을 나가면 당분간 널 못 볼꺼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혜인이가 쳐다보자 주하가 입가에 보조개를 만들며 미소를 지었다..
할아버지가 좀 편찮으셔서 미국에 좀 가봐야할것같아서....나 없는 동안 누가 네 심장을 쿵쾅거리게
뛰게 할까봐 내가 확실하게 도장 쾅 박아 놨으니깐...나 다녀올 동안 넌 딴 생각하지말고 신부 수업
잘 받고 있어...뭐 할머니한테 자수 놓는거나 배워놓던가....
저 그렇게 한가하지 않거든요....뭐...도장이야 내 이마에 찍은거 아니니깐 선배보다 더 멋있는 남자
있음 뭐...
더이상 말을 못하게 주하가 입술을 막아버렸다..문을 열면서...
아....저기........
아.....매니저님....아 선배...그만....
혜인이가 주하를 밀치면서 윤매니저를 쳐다봤다...혜인이의 얼굴이 빨갛게 되버렸다...
부사장님.....아래 차 준비시켜놨습니다...
부...,,부사장님???? 선배???
혜인이의 큰 눈이 더 커져버렸다....또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주하가 머리를 만졌다...
미안....네가 싫어할까봐 말 못했다....진짜 미안하다...
마지막까지 선배가 날 놀래키네요.....부담스럽게......진짜....더 놀래킬일 없죠??? 더이상...
음....잘 다녀 오시구요...사랑해 선배...
뭐야 귀 간지럽게...머라구???
아....선배....장난해요??? 얼른 가시죠..부사장님....
윤매니져님...잘 들으세요....한혜인이는 제꺼 맞죠??? 강주하도 한혜인이꺼예요...
그리고는 혜인이를 꽉 안고 키스를 하고 지금 이 순간의 혜인이의 모습을 눈동자에 새겨 넣었다...잊어먹지 않도록....그건 혜인이도 마찬가지였다..주하의 얼굴....보조개....짙은 눈썹.....그리고 마지막으로 초콜렛향까지.....하나하나 잊지 않도록 눈속에 각인 시켰다...그리고선 주하는 가버렸다...그 뒷모습을 혜인이는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었다..매니저가 부르는지도 모른체....
혜인아....가자...
네????아..네....
그제서야 매니저의 목소리를 알아듣고는 또 다시 얼굴이 붉어졌다..방금 전까지 주하의 방에서 있다가 나온일..윤매니저 앞에서 주하와 키스한일..주하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쳐다본 일...다 생각이 났다...
할머니껜 내가 말씀 잘 드릴께...할머니가 날 너무 믿으신다니깐..나도 남잔데...그치???
아하하하...매니저님...그러게요...아참...챙피하네요...
가서 옷 갈아입고 와 유니폼 입고 퇴근할건 아니잖아...
혜인이가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식당으로 데리고 갔다..
매니저님 일 안하세요??
자식...너 땜에 아침밥도 안 먹었다...너도 못먹었지?? 가자 밥 먹으러....
아...죄송해요..매니저님....
그만 죄송하고 그만 챙피해하고....부사장님 아침 일찍 가셔야해서 나온거야...걱정하지마..
근데 매니저님도 나빠요..왜 선배가 이 호텔 부사장님이라는걸 저한테 말 안하셨어요??
그 일..?? 나도 몰랐다..너랑 부사장님이랑 그런 사인줄....부사장님이 최근에 아셨어...
요즘 자주 바에 오셨잖아...그래서 알게 된거야..널 많이 사랑하시더라....내가 부사장님을
아주 어렸을때부터 봐왔었는데..그렇게 냉철하고 날카로우셨던분이 아마 학교에 복학하시면서부터
조금씩 달라지신것 같아...널 만나고 난 후부터...뭐 물론 중간에 힘든 일을 겪기도 했었지만..
멀리서 바라만 봐도 아픔이 사라져버리고 뒷모습만 봐도 호흡이 가빠지도록 만든 아이가...너라니..
혜인아..넌 부사장님한텐 빛이야....사실.....혜인아....내가 좀..국어를 못해...주제를 모르고 널...
좋아해버린것 같더라....
매니저님.......
근데...나보단...부사장님이 훨씬 너한텐 아니 서로에게 필요 조건인것 같더구나..흐흐흐 내가 좀
주제를 모르지....학교 다닐땐 뭐했는지....문학 소년은 아니었지...
매니저님...저도 알게 모르게 매니저님께 의지 많이 했었어요...어쩜...선배 맘을 몰랐다면 나도
매니저님한테 갔을지도 몰라요...매니저님..근데...그거는 몰랐죠.....??
.................................???
은희 언니 알죠?
알지...성실하고 예쁘고 다정하고...
그게 아는거 다예요???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제가 매니저님을 포기한 이유.....
무슨......이야기니???
아 진짜 매니저님 국어 못한거 맞네...아 왜 한국말을 이해를 못해요??? 은희 언니가 매니저님
좋아한다구요....왜 이러세요...
어??? 그래..............
뭐야 이 반응은......아 진짜...매니저님 35년동안 연애 한번도 안해보셨어요??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하니???사실 할머니에게 가끔 은희씨 이야기 한적은 있어...
뭐야...이건...관심??? 내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은희 언니 이야기를...??에이 아니당...
언니 맘 알았으니깐..나머진 매니저님이 알아서 하세요...
윤매니저가 잘 말을 해준 덕분에 할머니는 안심을 하셨다..그 뒤 며칠 후에 강 이사가 혜인이를 불렀다...
한혜인씨...우리 주하랑 무슨 사이??
네???
그런 표정 지으면 안되지...뭐야...윤매니저님이랑 우리 주하랑 재다가 우리 주하한테 넘어간거야??
그러면 안되지..나 정말 힘들다..힘들어...2년전 마지막으로 주하 아이 갖었다는 애 사건 이후로 좀
잠잠하더니...뭐야...이제는 호텔 알바생이라니..내가 주하 엄마도 아니고 들러붙는 애들 마다 내가
처리해야하다니..주하 지금 미국 간건 아니??
네......
무슨 일로 간줄도 알겠네??
할아버지가 편찮으셔서...
하하하하하하 주하가 그래?? 얘가 양다리인가?? 주하 미국에 약혼하러 간거야....
혜인이는 그 자리에 더이상 버티고 서 있기가 힘이 들었다..정신이 몽롱해지고 어디선가 초콜렛향이 나기 시작했다..
내가 말 안해도 알지?? 그만하고 가자...나도 힘들어....오늘부로 일 그만두고 주하가 못 찾을곳으로
좀 가주겠니?? 퇴직금은 내가 좀 여유롭게 줄께...안받는다는 이야긴 하지마라..너 그래도 내가 보기
엔 성실했거든....내가 자른거니깐 3개월치 월급은 더 주고 퇴직금에..아 그리고 너도 졸업 한학기
남았으니깐..휴학하고 우리 주하 졸업하면 바로 미국으로 갈꺼니깐 당분간 이곳 근처는 안오는게
좋을듯 싶다..그렇게 생각하지??? 그럼 나가봐 수고했구...
혜인이는 어떻게 이사실에서 나왔는지도 모른체...집을 어떻게 왔는지도 모른체...할머니가 부르는 소리에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다..
혜인아 무슨 일이냐??? 왜 그래 얼굴이 하얗구나..
할머니..우리 엄마 아빠 계신곳에 가서 살자...
왜 그래?? 갑자기.....너..호텔에서 무슨 일 있었니??
아니...어.....호텔에서 안좋은 일 있어서...더 이상 여기 살고 싶지 않아서 그래...
에휴..내 새끼..또 얼마나 맘고생 했을꼬....혜인아..그럼 학교는??
지금 이곳에서 숨쉬는것 조차 싫어...
할머니는 혜인이를 꼬옥 안아주었다..
그래....가자..니 엄마곁으로...
그 뒤로 혜인이는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사라져버렸다...
할머니 좋다....바다 냄새...엄마 냄새같아.....
그래 할머니도 좋구나...
그러던 어느날....혜인이의 몸에 이상반응이 생겼다...
한달에 한번 해야하는것도 안하고 자꾸 졸립고...일을 하는데 지장이 생길정도로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약국에 들러 증세를 말하자 혹시 임신??이 아니냐고 했다...결과는 임신이었다...
말도 안돼...선배는 아이를 갖을 수 없다고 했는데....뭐지.....이건....하늘이 주신 선물인가??
아니야 이건 엄마가 나한테 주신 선물.....이야...
혜인이는 할머니에겐 뭐든 속이지 않기에...말씀을 드렸다..
할머니..나...아이 갖은것 같아..
그랬구나..
뭐야...할머니 놀라지도 않아???
요즘 니 행동에 눈치 챘었다...
나 어떻하지?? 할머니??
아니야...이건 엄마가 나한테 주신 선물이야...그치 할머니...
그래...그렇구나...우리 이 선물 받아들이자꾸나...
근데 할머니 임신해서는 누가 나 일 안시켜 줄껀데..어떻하지...??
이 할미도 일 할 수 있다..안그래도 며칠전에 친구를 만났었지..그 친구가 수산물 공장에 감독관이
필요하다길래..그래도 고향에 내려오니 할 일이 생기는 구나...넌 아무탈 없이 아이 낳을 생각이나
해라...우리 세식구 먹여 살릴 정도는 거뜬하니깐...
혜인이는 누구의 아인지 더 이상 묻지도 않고 모든걸 담담히 받아 들여준 할머니를 안고 한없이 울었다...
며칠 후 할머니와 함께 산부인과를 찾은 혜인이는 처음으로 위기를 맞았다...
아이 아빠가 없다구요?? 그럼 아이는 안낳으실건가요??
뭐라구요?? 아이 아빠가 없으면 다 아이 안낳는건가요?? 너무하시네요..할머니 가요..다른데로..
이렇게 말하고 그 병원에서 나와버렸다..
할머니...너무해요..꼭 아이 아빠가 있어야 해요??
에혀......이 세상이 그런단다..혜인아...앞으로 더 심한 일도 생길지도 모른단다....
하지만 네 옆엔 이 할미가 있단다..걱정 말거라...가자꾸나...다른 병원으로...
몇주 후 입덧이 시작했다..혜인이는 물 한모금도 못마실정도로 심한 입덧에 시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