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이 녀석은 언제 나오는거니??
그러면서 혜인이의 배에 손을 가져다 댔다..
머야 아직 배도 안나왔잖아...언제 크는거야?? 우리 찬성이처럼....누구 닮을까??
너 그 크림 잘 바르고 있는거야?? 아직 흉터가 남아 있는데...
선배는 너무 흔적에 집착 하는거 같아..머..내가 이제 애 둘 엄만데 비키니 입을 일 있을까??
이건 영광의 흔적이야.. 죽는 것도 아니고..너무 걱정하지마...
그렇게 말하면서 주하의 어깨를 한번 두드려 주고 욕실을 나왔다.
나가자...선배...내일 만반의 준비 해야 하잖아...선배 둘도 없는 친구도 온다면서...
흠...그런데 선배 성격 때문에 친구가 몇 명이나 있어???
왜 이래...나 친구 많아...비지니스 때문에 못 만나는거지..그리고...방금 리허설까지
다 끝났다고 보고 받았다..가자 저녁 먹으러..너 이녀석 얼굴 요즘 또 엉망이야..
졸졸 따라 다니면서 잔소리를 하는 주하를 피해 침실까지 들어 온 혜인이에게 뭔가가 눈에 들어왔다.
선배...근데..저기 천장에서 깜박거리는 저건 뭐야??
뭔데???너 저게 보이니?? 시력 좋구나..하하하...센서야...
감시카메라 아니구??
음...거의 감시카메라 수준이지....이 넓은 곳에서 나 혼자 지내잖아...
그래서 그 친구가 날 위해서 준비한 선물이지...저 센서가 혹시라도 나 혼자
있을때 무슨 일 생기지 않도록 감시해 주는 거지..거봐 나 환자잖아..언제 올꺼니??
나도 선배랑 같이 있고 싶어..하지만 아직 남아있잖아..그리고 할머닌...
그래..알았어...우리 일단 내일 일 마무리 잘 되면..아버지께 말씀 드리고..해결책 좀 찾아보자..
그렇게 티격태격하면서 밤이 지나고 드디어 행사날이 되었다.. 드레스룸에 도착한 두사람은 행사 때문에 밤새 잠을 못 이룬 듯한 얼굴을 한 채 서로 쳐다보고 웃었다..
자..모두들 다 마무리 잘됐나 확인들 철저히 하시고 여기서 마무리 짓도록 합시다.
행사장도 모든게 완벽하게 마무리가 지어졌다는 보고를 받은 주하와 혜인은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먼저 혜인이 드레스룸에 들어가서 드레스를 입었다. 아이보리 드레스에 골드빛 자수가 들어간 한복 드레스를 입고 드레스에 어울릴 만한 업스타일 헤어에 메이크업까지 완벽하게 끝마친 혜인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메리어트 안주인임을 알려 주듯 고운 자태를 내 뿜었다..먼저 준비를 끝낸 무영이와 소윤이 그리고 막내까지 연회장에 모여서 긴장을 풀고 있었다..주하도 블랙의 수트에 골드빛 자수가 놓여진 타이를 메고 혜인이 앞에 나타났다..완벽하게 준비된 메리어트 부사장으로서 주하의 모습에 순간 혜인이는 숨이 막혔다.. 역시 주하도 혜인이를 보고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
뭡니까?? 두사람..첫눈에 반한 건가요??? 지금은 곤란한데...
얼른 주인공들이 가야지..뭐하니 주하야??
마지막 타이 정리를 해주던 김원장님의 말에 주하가 정신이 들었다...
아..고마워요..나중에 봐요...아저씨..
그렇게 말을 하고선 혜인이의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연회장으로 갔다...
선배..이젠 손 놔줘..
네 손 놓는거 이번이 마지막이다...
연회장에 도착하자 세계 각지에서 온 호텔리어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혜인이도 주하 곁에서 여러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게 되었다. 그렇게 얼마가 흘럿는지 모르게 정신이 없었다..힘이 든 혜인이는 주하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히 밖으로 나왔다..벤치에 잠시 앉아서 긴장을 풀고 있을때..누군가 다가왔다...
옆자리가 비었으면 좀 앉아도 되겠습니가...??
네??
순간 둘의 눈이 마주쳤다...그리고는 한참을 말을 잊지 못하고 쳐다보고만 있었다..뭔가에 머리를 맞은 듯한
통증을 느낀 채 멍하게 있다가 혜인이 먼저 말을 꺼냈다..
행사에 오셨나봐요?? 재일 교포신가요??
그렇게 말을 하는 동안에도 둘은 서로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그러다 먼저 혜인이 눈을 피했다..
죄송합니다..제가 실례를 한 것 같습니다..제가 사랑하는 사람을 너무나 많이 닮아서..
솔직히 연회장에서 처음 봤을때부터 계속 제 눈안에 들어왔습니다. 메리어트 소속입니까?
저도 저희 아버지와 너무나도 닮아서..저 또한 실례를 범한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도 제 어머니 입니다.. 아 제 소개가 늦었습니다..
전 메이지 호텔 부사장 루이스 현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 저희 호텔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전 국제홍보부 한혜인이라고 합니다..
아..네..국제 홍보부라..그래서인지 일본어를 잘하시는군요..
이런 행사..익숙하지 않죠?? 저도 그렇습니다..밖이 더 편하죠..
혜인씨..이름이 예쁘시네요..한국에 온 걸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만드시네요..
네??
제가 혜인씨 아버지를 닮았다고 하셨죠? 사실 전 한국에 거부감이 많습니다..
얼굴도 모르고 한국으로 도망치듯 가버린 아버지를 전..아 죄송합니다...
그런 아픈 기억이 있으셨군요....저도 엄마..에 대한 기억이 없어요..
서로 아픈 기억이..이거 우연이 아닌듯 싶군요...혜인씨...
초면에 무뢰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요??
어려우시다면 어쩔 수 없지만....좀 들어주실순 없는지요.
무슨 부탁이신데요??어려운 발걸음해주셨는데..들어줄 수 있는 부탁이라면...
저희 어머니가 한국에 출장을 다녀 오실 때마다 한복을 하나씩 구입해 오시는데..
지금 혜인씨가 입고 있는 드레스도 한복인 듯 싶은데..그곳에서 어머니께 드릴 한복을
구입하고 싶은데..가능할까요??
아..네...그럼요...제가 함께 가 드릴께요..
그렇게 말 하는 동안에도 둘은 서로에게서 한번도 눈을 뗀적이 없었다..루이스 비서가 오기 전까지..
그럼 내일 제가 연락을 드리지요.친구가 절 찾는다고 해서 이만 가봐야 할듯..
아..네..그럼..
혜인이는 루이스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었다..그리고는 알 수 없는 눈물 한방울이 떨어졌다..
혜인아..여기 있었니??
낯익은 목소리가 들리자 얼른 눈물을 닦았다.
언니....어 장선생님도..??? 무슨일?? 두사람도 초대 받은거야?? 둘 다 멋진데??
얼른 말해요..혜인이 화나기 전에..
미안해요..혜인씨..일부러 속이려는건 아니었구요..정식으로 소개할께요..
그러면서 주머니에서 골드 명함을 꺼냈다..
제이어스 호텔 부사장 장은호...이게 뭐예요??
형이 절 부사장으로 만들어 버려서 .어짜피 여기 오면 혜인씨에게 걸릴거구...
다희씨에게 속인거 같아서...죄송하고..
나도 여기 와서 알았다..찬성이 데리고 와야 한다고 해서 그런 줄만 알았는데..아 참..찬성이
할아버지한테 가있다..보고 싶어 하신다고 해서..핏줄이라서..근데 너 얼굴이 왜 그래?
무리였나?? 너 좀 올라가서 쉬어라..너 요즘 신경 많이 쓰고 다닌다면서 부사장님이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참 대단해..부사장님..널 너무나 사랑하나보다...머야...주치의 말도 안 듣는
두 환자...안그런가요??장 부사장님?? 우리 내일 좀 봐요..
혜인이는 지금 이 순간 그 누구의 말도 들리지 않았다..단지 루이스의 눈과 목소리만 남아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