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하는 하진과 함께 어딘가로 가고 있었다.
부사장님 한지부장님께 안가보세요??
하진아...
네 부사장님...
우리끼리 있을땐 편하게 불러...형이라고...
한지부장님 지금 병원에 있는데...
알아...지금 내가 가면 그 녀석 더 힘들거야...어떤지 보고는 잘 받고 있으니깐...
걱정말고..하진아..
네..형...
넌 날 따라 온거 후회한 적 있니?
네?? 갑자기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그냥 그곳에서 널 무작정 데리고 온 것 같아서 네 의사는 안 물어보고...
형...저같은 학벌도 짧고 시골태생에게 이렇게 멋진 세상을 보여준게 형인데..
제가 후회라뇨..저도 언젠간 고향으로 돌아가 이 멋진 세상을 내 후배들에게
알려 줄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데요??
결국 너도 내 곁을 떠나려고 하는구나...꼭 혜인이 아버지와 같은 말을 하는구나...
형..형이 날 내치지만 않는다면 전 먼저 떠나지 않을거예요..걱정마세요...
그래....먼저 내치지만 않는다면...하진아 고맙다..곁에 있어줘서...
형...지금 마음속이 복잡해서 원장님 찾아가는거죠? 설마 강이사님 말씀 전부
믿는건 아니죠?? 한지부장님...믿죠?? 형!!
그 말 끝엔 주하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피곤한 듯 눈을 감아 버리자 더이상 하진도 묻지 않았다.
주하야...너 무슨일이니?
그냥 아저씨 보고 싶어서..우리 호텔 와인이야...아저씨 좋아했잖아...
하진이 저 녀석은 왜 안절부절 못하는거니? 무슨일 있는거 맞지?? 강주하??
하진아..나 오늘 여기서 자고 갈께 걱정말고 가..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하진은 두사람에게 인사를 하고 곧바로 가 버렸다.
녀석...뭐 급한 일이라도 있나보구나...앉자
아저씨 저 와인잔 언제까지 모셔둘꺼야??
그거야 내 마음이지..니 녀석이 뭔 상관이냐? 너 또 시비 걸라고 온거니?
아저씬 울 엄마 어디가 그리 좋았어요?? 아직까지 못 잊을만큼? 저 와인잔이
엄마라도 되는거야?
네 엄마가 우리집에 오면 항상 마시던 잔이잖니...내가 이탈리아에 가서 직접
내 손으로 만든 잔이지...네 엄마는 항상 너희 호텔 와인을 들고 와서 같이 마셔줬지..
그래서 네 녀석도 엄마 따라 이렇게 온거니??
이미 남의 아내가 되버린 정연씨를 그토록 못 잊고...이미 떠나버린 사람인데...아직도
못 잊고 왜 바보처럼 그렇게 살아요?? 뭣때문에??
너 몇 잔 안마시고 벌써 취한거니? 이 녀석이 어디서 어리광이야? 너 또 네 아버지랑
싸운거냐?? 내가 또 가서 부자지간 묶어줘야하는 거냐??
아저씬 울 아버지 안 미워? 그렇게 허무하게 보내 버리게 만든 아버지를.....
주하야..그래 네 엄만....행복했지..언제나 곁을 지켜주는 네 아버지....눈 감는 날까지
네 엄만....네 아버지 부탁한다고 그러더라..네 아버지가 잘못 되면 너까지 잘못된다고..
왜 남의 여자 뒷모습만 바라본 내가 한심스럽니?? 그래..하늘에서도 네 엄마 날 한심스럽다고
그럴거다..어쩌겠니? 한 여자를 두고 두 친구가.. 한쪽은 양보를 해야지...결국 네 엄만 강한
나보단 여린 네 아버지를 택했다..그건 운명이야...이 녀석아..내가 아직도 네 엄마 못 잊는건
사실이지만....내가 이렇게 된 건 다 네 아빠 덕이다...이 부자가 똑같아...네 아빠 뒤치닥거리하다
내가 이렇게 늙어버렸다..이제 좀 느긋하게 살려고 했더니 이젠 네가 와서 투정부리는거냐??
아저씨...울 엄마 보낼때 기분이 어땠어?? 사랑했잖아..
그래 사랑했지...너무나도...솔직히 그때 결혼식도 여행 핑계 대고 안갔다...하하하..나도 가슴이
아팠지...정연이 내가 더 사랑했다고 굳게 믿고 있었지..하지만..사랑한만큼 정연이의 마음도
존경해줘야지..그게 진정한 사랑이야..믿음이구..너 태어나고 우리 셋 정말 행복했다..이녀석아
그러면서 주하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정말로 사랑한다면 믿는거야? 그 사람의 마음까지 존중해줘야하는거야?
너 혜인씨와 무슨 일 있는거니? 아직도 사랑 싸움 중이니?? 이런..이제 나도 좀 편히 살자꾸나...
믿고 싶은데..믿어야 하는데...나도 잘 모르겠어...그 녀석 모든걸 내꺼로 만들어야 하는데...
주하야..사랑은 소유가 아니다...무슨 일인지는 안 물어보마..하지만 네게 소중한 보물을 준
사람이다..게다가 지금 또 하나의 보물이 자라고 있는데...주하야...
보물....내 보물들....그래 찬성이는 내 아들이야..
그렇게 말하고선 밖으로 뛰쳐 나갔다..그 뒷 모습을 안쓰럽게 쳐다보고 있다가 강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주하가 또 자넬 찾아갔나보지....?-
-무슨 일이야?? -
-강이사가 또 일 하나를 터뜨렸지....-
-주하와 혜인씨에 관한 일이군..강이사 언제까지 곁에 둘껀가?? 이제 그만 내보내지??-
-아버지의 유언이셨잖아..자네도 알면서....-
-아무리 그렇다쳐도 주하를 다치게까지 한 여자야..자넨 용서가 되나? 이 상황에서??
제발 오너로서 좀 강해지게나...부탁이야...이래서야 내가 정연이를 어떻게 보겠나??-
-난 그아이가 우리 주하 아이이길 바랬는데....내가 너무 큰 기대를 한건가??-
-그게 무슨 소리야?? 그 아이가 주하 아이가 아니라니?? -
-오늘 메이지 호텔 한식건으로 일본에서 부사장이 왔는데 그 아이가 바로 루이스 아이라네...-
-루이스라면 주하 친구?? 이런....어떻게 이런 일이...그럼 지금 뱃속의 아이는.......-
-뱃속의 아이라니?? 그럼 지금 혜인양 뱃속에 아이가....?? 그 아이는....?-
-이건 뭔가 앞뒤가 안 맞는데?? 혜인양이 그런 무책임한 행동을 할 친구는 아닌 듯 싶은데...
아무래도 강이사가 또 일을 꾸미고 있는 듯 한데..좀 더 알아보게나..-
-강이사가 말한대로 정황이 들어 맞긴 하던데....좀 전에도 내 방으로 불러서 다그치면서
물어봤지만 여전히 강경한 태도던데...-
-그럼 그 일로 혜인양이 충격을 받았겠군..주하도 충격이 큰 듯 싶던데..좀 더 자세히 알아보는게
좋겠네....주하녀석 좀 전에 뛰쳐나갔는데 그 녀석 행방도 좀 알아보고 걱정스럽네..-
-그래 좀 더 알아봐야겠네..그럼 다시 연락하지...-
혜성은 잠시도 앉아 있지 못하고 문 앞을 서성이고 있었다..
부사장님 그만 쉬시죠? 피곤하실텐데요...
아니 저 혜인씨한테 좀 다녀와야겠어요..걱정되서 도저히 이대론 안되겠어요...
제가 어떻게 부사장님 고집을 꺾겠습니까..가시죠..차 대기 시키겠습니다...
그 시각 병원에서는 다희와 소윤이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래서....지금까지 부사장님은 안오시는거야?? 아니 지금 그걸 말이라고 믿는거니?
그 강이사 마귀할망구 같으니라구 어디서 그런 말도 안되는...하긴 혜인이도 꼬투리
잡힐만한 행동을 하긴 했지..그래서 올커니 하고 기회를 잡은거지...이런 젠장..
어떻해요?? 언니...이번 메이지쪽에서 투자 안하면 정말 우리 호텔 어렵게 될지도 모르는데..
그게 목적이구만 어떻해서든지 그레이스에게 몰아주려는 속셈이야..우리 혜인이는 희생양이구
그런다고 이런..강주하 그 인간은 안오는거야??
그...인간....여기 왔어요...
어머....
둘의 이야기를 들은 주하가 여전히 넋이 나간 얼굴로 뒤에 서 있었다...약간 놀란 듯 했지만 다희는 꿋꿋하게 말을 했다..
부사장님 제가 이름 함부로 불러서 죄송하지만 이건 아닌거죠..알죠??
네...경솔했던 제 태도 혼나도 할 말 없습니다....죄송합니다...
다희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고개를 든 순간 주하와 혜성의 눈이 마주쳤다. 혜성의 등장에 주하는 주먹을 꽉 쥔 채 말했다.
여긴 어떻게 온거야?
너도 그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믿었던거니? 강주하? 그래서 이제 온거야??
어떻게 온거냐구!!!
다희는 혜성을 본 순간 그 자리에서 그대로 멈춰 버렸다...
아저씨.....
언니...아저씨라뇨??
부사장님과 싸우고 있는 저 사람..혜인이 아버지랑 완전 똑같다...혹시 저 사람이
화제의 중심에 있는 그 사람이니??
언니 그렇게 닮았어요?? 왠지 혜인이와도 좀 닮아 보이긴 한데...어어..저 두사람 말려요...
두사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지자 다희가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았다..
이봐요들 음..음..한국말 알아듣죠??? 지금 여긴 병원이예요...제발 정숙하세요...
죄송합니다....혜인씨는 좀 어떠신지요??
허....목소리까지 닮았다....이건...정말.....
혜인씨도 절 처음 봤을때 아버지와 닮았다고 했습니다...
어...그건 그렇고 두분 다 돌아가세요..지금 혜인이 절대 안정해야하니깐요...
그때 혜인이 병실에서 간호사가 급히 뛰어왔다..
선생님....환자분이 지금..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모두들 병실로 뛰어갔다..혜인이 부들부들 떨면서 아빠를 부르고 있었다..모두들 병실로 들어서자 혜인이 눈을 돌렸다.그러다 혜성을 보자 침대에서 내려와 혜성에게 아빠라고 불렀다..더 이상 혜인이 걸어나오면 수액바늘이 빠질 것 같아서 재빨리 혜성이 혜인이에게 다가갔다.혜인은 혜성을 꽉 껴안으면서 아빠라고 수없이 불렀다..그 모습에 주하는 또 한번 주먹을 꽉 쥐었다..점 점 숨이 가빠왔다..뒤에서 자신의 어깨를 누군가 잡아주기 전까지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주하야...진정해.....
형....
은호씨...언제 온거야??
지혁형에게 다 들었어...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긴거야??
간신히 혜성에게서 혜인이를 떼놓고 다희가 한숨을 돌렸다..그리곤 혜성을 한번 쳐다보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리고는 모두를 한번씩 쳐다보았다..
일단 고마워요..루이스 부사장님....부사장님을 보곤 혜인이도 좀 진정된 것 같네요...
어....은호형...
루이스 그래 오래간만이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니? 주하야..그만 진정해라..루이스
말도 좀 들어보자..너 그거 믿는거니?? 강주하...말해봐...
여전히 가쁜 숨을 내쉬면서 서 있는 주하에게 은호가 쇼파에 억지로 앉히면서 말했다..그 사이 혜인은 다시
잠이 들어버렸다..
지금 제일 큰 충격을 받은 사람은 혜인인거 잘 아시죠?? 강 주하 부사장님??
어떻게 해서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진거야? 루이스?
저도 오늘 처음 알았어요...혜인씨와 주하 관계를....알았었더라면...
알았었더라면 오지 않았을거란거야?
주하야 그만해.!!.
소윤이는 혜인이 곁에서 혜인이의 땀을 닦아주고 있었다..그러다 주하의 큰 소리에 한마디 했다.
제가 낄만한 자린 아닌 것 같지만 부사장님 혜인이 그렇게 못 믿으세요??
그건 저도 같네요..그 유전자 검사 믿는거예요?? 아님...그래요..지금 어이 없는 상황인거
알아요....친한 친구사이라면서요...그래요...내 아내와 친구가 그렇고 그렇다면.....
다희씨까지 왜 그래요?? 루이스와 혜인씨 아닐꺼예요...
저 혜인씨 사랑합니다..
혜성의 그 한마디에 주하가 벌떡 일어섰다..모두들 두 사람 때문에 깜짝 놀랐다..
루이스 이건 아니다고 생각한다...
네..알아요..미안하다 주하야...그 사랑 나 혼자 하고 있습니다...혜인씨는
주하 너무 사랑합니다...전 그 근처도 못가지요....
그건 또 무슨 말이예요?? 우리 혜인이 맘을 어떻게..?
언제부터였니?
주하야..우린 정말 행사때 처음 만났어.. 아버지 어머니를 닮은 서로에게 호감이 생겼던건
사실이야..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통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난 깨달았다..
혜인씨 사랑 지켜 주겠다고..그게 널 줄은 몰랐지만...
그게 지금 말이되는 소리야? 지금 그래서 네가 지킨 사랑의 댓가가 이거였니?
이건 정말 나도 모르는 사실이야...어떻게 5년전의 일까지 알아내서 이런건지...
그래요 유전자 검사는 조작이예요...어떻해서든 강이사가 꾸민 일인거죠..
지금 이러고 있을땐가요?? 무슨 수를 써야죠..사장님께서도 우리 혜인이
오해하시겠는데...그 오해가 더 깊어지기 전에 좀 움직여봐요들....
승희씨가 가져왔던 사진들....루이스 너와 혜인이 공항에서...
그래 그 뒤에는 그레이스가 있는거예요..이런 망할 그레이스....근데 공항에서 뭐죠?
그것도 미안해.....주하야...내 감정에 그만 큰 실수를 해버렸다..
그래서 보란듯이 둘이 포옹을 했단 말이지??
뭐라구? 이런...부사장님이 뒤집어질만하네...이건 혜인이가 잘못한거야...
다희씨..그만 해요...!!
말은 제대로 해보자구요..지금 이 상황에서 부사장님만 몰아 가는 것도 그러네요....
내가 거기까진 생각 못했네요..그럴 줄 알았으면 일본 안 보내는건데...
언니....
그럼 이 상황 다희씨와 소윤씨는 알고 있던 건가요??
아..그게...그래 은호씨 내가 등 떠밀었어...혜인이가 자기 감정을 어떻게 할지도
몰라서 날마다 고민하던거 내가 직접 가서 해결하고 오라고 그랬어..그런데
일이 이 지경이 될 줄은 몰랐지..이건 조용히 넘어갈 일을 그 강이사가 이렇게
들쑤시고 다닌 결과야..보라구 루이스 부사장님 말씀 역시 혜인이는 강주하를
사랑한다...결론은 난거잖아...단지 혜인이는 루이스 부사장님에게 아빠의
감정을 느꼈을 뿐이라구...결론이야...그러니 이제 그만 부사장님도 화 좀 푸시구
이러다 정말 절친 한대 치겠어요...지금은 이게 문제가 아니죠....조만간 호텔에
소문 다 나고 그럴건데 얼른 해결책을 찾는게 급 선무죠...제발 부사장님 그 주먹 좀
펴세요.....그럴 힘 있으면 얼른 해결책이나...
주하야...내 행동 모두가 경솔했다..미안하다..난 너와 혜인씨가 행복하길 바랄 뿐이야..
너 혹시 정말 그 유전자 검사 믿는건 아니겠지?? 주하야?
자자 이제 모두들 각자 길로 가시구요....혜인이도 좀 쉬자구요..지금 여기서 이렇게
정신 사납게 이러면 환자가 안정을 취하지 못해요...
언니 오늘은 제가 여기 있을께요...
그래 소윤이 네가 고생이 많다...할머니껜 내가 잘 둘러댈테니 수고 좀 해주라....
그렇게 모두들 다시 돌려보냈다..주하와 루이스 은호는 호텔로 돌아와 바에서 한잔씩 하면서 아직 다 못 끝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강주하 이제 그만 하자..루이스도 이제 모든 걸 알았잖니...
처음부터 넌 줄 알았더라면 이렇게 힘들진 않았을텐데..미안하다..
루이스 네 감정....사랑이니??
주하야...내가 그렇다고 그러면 넌 더 화를 내겠지?
힘들겠지만 이해할 수 있어..널 안지 20년이 넘는데 네가 이런 모습 보인거 처음이다..
그래 솔직히 너라는 점에 화가 나기도 했다..강주하...
카사노바?
그래..
그 점이라면 나도 혜인이에게 항상 미안하지...지금이라도 혜인이가 너에게 간다고 한다면..
주하야..!!
강주하 그게 말이 되는 소리니? 혜인씨가 물건이니?? 나에게 온다면...
사실이잖아...형..형도 잘 알잖아..지금껏 내가 혜인이에게 해준 건...
무슨 소리예요?? 형...
주하야...!!
은호는 주하의 말에 긴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내가 혜인이에게 준 건 상처뿐이잖아...항상 다치게 하고 힘들게 하고....오늘도....
난 그 녀석을 지켜주지 못했어...루이스 넌 나와 다르잖아..그래 그런 점에서
너에게 호감을 느꼈을지도 몰라...그 녀석...넌 따뜻하잖아....넌 항상 그랬어....
어쩌면 네가 혜인이를 더 행복하게 해줄 사람인지도 몰라....
그만...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강주하..
이제 그만들 하고 쉬도록 하자 정신들 바짝 차리고 내일부터 전쟁이니깐 더이상
이 일로 이야깃거리 만들지 말아라..둘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