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情人 2012. 8. 31. 13:26

현관문이 열리자 모두들 현관문을 쳐다봤다. 그리곤 강이사와 민아가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민이사가 함께 들어왔다. 여전히 강이사는 비꼬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니..오래간만에 한 가족이 모이셨네요?? 어머 불청객도 있네?

           왜? 사장님한테 일러바치러 이 먼길을 오셨나? 진수연씨??

           엄마..그만해....제발...

           그래..민아 말대로 이제 그만 하지.....

           아~~! 사장님이 사랑하시는 분이셨지...진수연씨...아! 그리고

           사랑하는 우리 조카 강주하는 싫어하는 분이시고...?

           그만 하고 이리 모두 앉지....

사장님의 말에 모두들 거실에 앉았다.

           사장님..미리 이야기 해두겠는데..제가 제주도에 간 일로 절

           어찌 해보시겠단 생각은 접으세요..어짜피 진수연씨가 먼저

           와서 다 이야기 했을테니..내가 무슨 말을 하던지 그저 변명으로

           밖엔 생각 안드실테니 그 이야기라면 그만 하시죠...전 피곤해서

           집에 가서 좀 쉬어야 하겠어요..

그렇게 말하고선 일어나려는 순간 사장님이 불렀다.

           앉게!!

           무슨 말이 남았나요? 아....좀 전에 공항에서 승희를 만났어요...

           아주 다급하다는 듯이 절 마중까지 나오고....참 이렇게 모두들

           절 환영해주시다니....몸둘바를 모르겠네요...하하하...

           다급하겠지...그레이스...

           강이사님도 들으셨죠? 그레이스 어떻게 됐는지...

           음...그래....그래서 주하 넌 이제 맘 놓고 그 미혼모 만날 수

           있겠구나? 아니....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넌 왜 그 아이한테

           그렇게 목 매달고 그러는거니? 아이 아빠도 주위를 맴도는

           와중에 넌 뭐가 아쉬워서.....아..맞다....혹시 뱃속에........

           민아야!! 맞지? 그 애...임신한거.....이제 생각이 나네......

           주하야....이제 그만해라...왜 남의 아이 둘씩이나 있는 그런

           여자한테 미련을 못 버리는거니? 정말 .....너나 네 아버지나..

           정말....쯧쯧쯧....

           강이사!! 말이 지나친듯 싶은데요....

           민이사님....아니 사돈.....아니 누나 버리고 딴 여자 좋다고 하는

           저 양반이 뭐가 좋다고 아직도 여기 있어요??

           그만하시죠...강이사님...지금 이렇게 우리 화를 돋군다고해서

           강이사님 죄가 더 커지는 일은 없을테니 그만하시죠...

           음...주하..아니 메리어트 부사장님?? 혹시 절 그 자리에 앉히시려

           부른 건가요?? 흠......

           그럼 강이사...자넨 그 자리에 못 앉겠다는 건가?

           사장님...이미 절 버리신 것 같은데...전 이젠 더이상 뭘 더 잃을게

           없어요..뭐..그레이스 쪽에서 절 더 간절히 원하는 것 같은데....

           강이사님!!

           부사장!! 날 협박하던 어쩌던 난 나에게 더 득이 되는 곳에 설거야!!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럼 넌 말이 되니? 주하야.....정신차려..네 아버지는 이미 어쩔 수

           없지만..넌 아직 젊잖니....왜 그 아이니? 네 자식도 아니잖니....?

 주하는 강이사의 말에 그저 허탈한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여전히 수연은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서 주하곁에 앉아 있었다. 더이상 강이사의 말에 참을 수 없는 주하가 찬성이를 생각하면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찬성이....제 아들 맞아요....

           뭐? 주하야...이제 그만..

           제 아들이라구요!! 뱃속의 아이도 제 아이 맞구요...

           오....오빠...말도 안돼......유전자 검사...

           그래...민아 너 말 잘했다. 그 유전자 검사 연구원 어디에

           숨겨둔거야? 말해...그러면 넌 이 모든 일에서 빼줄테니...

           아니...오빠....그......

           강주하...너 단단히 미쳤구나...넌 아이 못 갖는거 알잖니..?

           오빠......아니야....난 그 연구원 어디에 있는지 몰라.....

           승희가 시킨 일이라구...그리고 그 아이와 루이스 유전자...

           무슨 소리니? 민아야?

조용히 모든 이야기를 듣고 있던 수연이 처음으로 한마디를 꺼냈다. 민아는 차분하게 물어보는 수연쪽을

바라보곤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외숙모.....그 아이와 루이스 유전자 99% 일치하진 않았어요..

           샘플이 잘못됐는지 완전 일치 하진 않았지만...

           어느정도 일치했다는 거니?

           지금 민아 말을 믿는건가요?

주하가 진지하게 민아 말을 들어주고 있는 수연에게 화가 난 듯 큰 소리로 화를 냈다.

           그래...아마 민아도 직접 한게 아니라서 루이스쪽 샘플이

           잘못 된 것 같더구나...하지만 두 사람이 아무 사이도 아니라면

           일치하는 유전자는 하나도 없어야지..안그런가요? 진교수님?

안그래도 혜인과 루이스 사이에 뭔가가 있다고 생각했던 수연은 강이사의 질문에 깜짝 놀랬다.

           그건 말이 안되는 소리니 그만 하게...!

더 이상 잠자코 듣고 있기 거북했던 사장님이 이야기를 끝냈다.

           사장님도 이제 그만 그 여우같은 아이한테서 떨어지세요..!!

           아니 그렇게 정 제 말을 못 믿겠다면 주하와 그 꼬맹이랑

           유전자 검사 한번 하면 다 밝혀질 일인데.....안그러니?

           찬성이는 제 아들 맞습니다...그만 하시죠 강이사님!!

          그래 찬성이는 주하 아이 맞네 강이사 이제 그만하지..

          그리고 유전자 검사는 혜인이의 자존심이 걸린 일이네...

          우리가 함부로 할 수 있는 일이 절대로 아닐세....미안하지만

          강이사....자네가 이번에도 틀린걸세...그리고 오늘 부른건

          우리쪽에 서서 증언을 하라고 부른게 아닐세....

           그럼 뭐죠? 이렇게 가족이 만났다는 걸 보여주시려구 절

           부르신건가요? 아~~배가 아파서 더이상 못 봐주겠네요....

           그럼 전 이만 가볼테니 가족끼리 즐겁게 파티라도 하시죠...?

그렇게 비꼬는듯이 말하고선 뒤돌아선 순간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곤 깜짝 놀라서 그 자리에 다시 주저 앉아 버렸다.

           아니....쳉 매니저님께서 어쩐일로 한국에 오셨습니까?

           누...누구라구요? 오빠?

민아가 매니저라는 사람을 쳐다보면서 주하에게 물었다.

           필리핀에 우리가 경영하는 레스토랑이 하나 있는데 그곳

           매니저님이시지...이쪽으로 와서 앉으세요...오래간만인데요?

그 와중에 강이사는 안절부절 못하고선 들고 왔던 핸드백을 만지작거렸다. 그러면서 수연을 쳐다보다 화가 난 듯 소리 질렀다.

           너도 이미 알고 있었던거구나? 이런...재미있니? 이 상황이?

           그만해! 강인숙! 사모님이 너 때문에 얼마나 힘드셨는지

           나도 이미 다 알고 있다. 이제 그만 하면 됐다...다 내가

           잘못했다..

그 매니저는 강이사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리고 옆에 있던 민아를 쳐다 보고 깜짝 놀랐다. 이미 민아 눈에선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부들부들 떨고 있는 민아의 손을 잡아 주면서 말했다.

           미안하다...우리 딸....이렇게 많이 컸구나....

           나..당신 알아......나 초등학교 입학할 때도 봤구....나 미국에...

           있을때도....가끔 봤어.....

그 말에 놀란 사람이 또 한명 있었다. 바로 주하였다.

           쳉 매니저님?? 이게...무슨 소리예요??

           죄송합니다...부사장님...도저히 저 혼자선 못 볼 것 같아서....

           그래서 민아가 있는 미국에 시장 조사 하신다고 하시고선

           간 거 였어요??

           죄송합니다...그저 우리 민아...얼굴 한번만 볼 수 있다면...

           아니...아니예요...그 마음 이해해요...그 간절한 마음 제가...

           그 누구보다 제가 잘 알아요....얼마나 힘드셨어요??

그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던 사장님과 수연은 미소를 짓다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는 서로 마주 보고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한 사람 아직도 얼굴이 백짓장처럼 하얀 한 사람....

          뭐야? 내가 망해가니깐 내 꼴 보려고 필리핀에서 날아온거야?

          이제 그만 하고 가자...이제 나 어느정도 기반도 잡았어...

          우리 세식구 거뜬히 먹고 살 수 있어...인숙아 이제 그만 이곳에

          남아있는 미련 모두 버리고 가자...

          싫다면? 나 여기 미련 많이 남았어....난 이 삶이 좋아...너랑 같이

          살 필요성도 없다구..내가 왜? 너랑?

          강인숙!! 넌 사장님 친 동생도 아니야!! 회장님이 너 이렇게 사장님

          배신하라고 널 거두신건 아니라구!! 이제 그만해!

          뭐야? 너도 알고 있던거야?? 어..그래 날 완전 바보로 만드는구나...

          엄마....이제 그만해...

민아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강이사를 붙잡았다.

          이거 놔....너도 내가 불쌍하니? 어쩌니....? 하지만 넌 내 핏줄인걸...?

          그래 내 핏줄이기도 하지....나와 헤어지고 나서 호화스럽게 살던

          강인숙의 결말이 이런데...아직도 미련이 남은거니?

          난....이분 따라 갈래....더 이상 사장님께 폐 끼치긴 싫어....피 한방울

          안 섞인 날 이만큼 거두어 주신걸로 난 만족해..엄마...더 이상 강요

          안할께...이젠 엄마 몫이야.....

          민아야.....

          네...알아요....외삼촌...외삼촌이 얼마나 저와 엄마를 생각하셨는지요...

          미안한 마음 갖지 마세요...다 저희가 부족해서 이렇게 된걸요...하지만

          전 외삼촌 원망 같은건 하지 않아요...아니 평생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거

          예요...돌아가신 외할아버지 은혜도 잊지 않고 잘 살께요.....

사장님은 일어서서 민아를 마지막으로 한번 안아주었다. 그리고 민아는 수연에게로 갔다.

          외숙모 엄마 대신 제가 사과 드릴께요...이제 더 이상 외삼촌 외롭게

          하지 마세요....이젠 행복하게 사시기만 하세요...네?

          그래...민아야....아주 가는건 아니지? 한국에 자주 들어오렴...

          그럴께요...

수연도 민아를 따뜻하게 한번 안아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하에게 갔다.

          미안...오빠....오빠가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면서도 어쩌면

          질투가 나서 그랬는지도 몰라...두 사람 잘 어울렸거든...정말 미안해..

          승희와 함께 두 사람 많이 괴롭혔는데...나 미워할거야??

          아니....우릴 인정해줘서 고맙다. 필리핀에서도 잘 지내....

          응...오빠...고마워...

쳉 매니저도 사장님과 수연에게 고맙다는 마지막 인사를 하고 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강이사를 데리고 일어섰다.

          음...잠깐....

사장님이 쳉 매니저에 손에 서류 하나를 쥐어줬다.

          이게...뭡니까??

          민이사....세사람 공항까지 데려다 주게...

          네...알겠습니다...

서류 봉투를 열기도 전에 민이사가 데리고 나갔다. 그리고 차에 타서 그 봉투를 열어보았다.

          선셋 레스토랑 사장 성 치 수............

          성치수........성함이....세요....?

          뭐야? 마지막까지 이렇게 치사하게 나오는거야? 사장님은??

          그만 화내시죠...강이사님....아니 사돈...

치수는 사장님의 배려에 서류를 꼭 안고 눈물을 흘렸다. 민아도 멀어지고 있는 사장님의 집쪽을 쳐다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사장님.....저까지 속이신건가요?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거란걸 알고 있었지....미안하지만 이 일을 아는

          사람은 이사람과 총지배인밖에 없었다..

          어련하시겠어요??

주하가 약간 투덜거리는 듯한 말투로 창가를 쳐다 보면서 이야기 했다. 그 때 수연이 어렵게 말을 꺼냈다.

          주하야...혜인이가 아이 낳으면 당분간 이 곳에서 지내게 했으면..하는데....

          이...곳....에서...요??

여전히 어색한 두 사람의 대화였다. 그 모습을 보던 사장님이 마저 말을 했다.

          이사람과 내가 좀 집안을 정리 해 봤는데...너도 한번 올라가보렴...

          혹시 제 방인가요??

          음..좀 손을 봤다...

주하는 두 사람의 성의를 생각해서 위층으로 올라갔다. 아니 내심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혜인이를 위하는 두 사람이 그리 싫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한걸음에 위층으로 올라간 주하는 문을 열자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지금 자기가 지내고 있는 자신의 방 구조와 너무나 흡사했기 떄문이었다. 그리고 유난히 환한 곳을 쳐다보고는 흠짓 했다. 자신이 항상 답답해 하던 병실을 통유리로 바꿔 버렸던 것처럼 천장에서 쏟아지는 햇볕이 유난히 따사로웠기 때문이다. 은근히 방이 마음에 들었던 주하는 입가에 보조개가 들어갔다.

          어떠니...혜인이가 마음에 안 들어할까?

사장님과 수연에게 속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얼른 보조개를 숨기고 무표정한 얼굴로 뒤돌아보며 사장님에게 말했다.

          나쁘진 않네요....일단 혜인이가 결정할 일이라서요...

          그렇지? 혜인이가 마음에 들어야 할텐데....흠...부사장!!

          조금 전에 급하게 연락이 왔는데 판타지아 호텔에서 오늘

          저녁에 함께 의논할 일이 있다는군...난 여기 이 사람과 부부동반

          저녁 약속이 이미 잡혀 있어서 말일세..자네가 좀 다녀 와야

          할 것 같은데....어떤가??

          네? 갑자기....

          너무 오랫동안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정신이 맑지 못하지...

          바람도 쐴겸 제주도에 한번 다녀오게나...그리고 간김에

          좀 쉬고 오게나...부사장 여름 휴가 못 다녀 왔지?

          사장님....

          자....비행기 티켓은 이미 예약해 놨고...짐도 이미 최비서관이

          준비해서 지금 공항으로 가고 있을거니..어서 가보게...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주하는 인사를 하고선 현관을 나서자 뛰기 시작했다. 이제 뭔가가 술술 풀리기 시작한 느낌이었다. 공항으로 가는 시간이 너무 길게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공항에 도착하자 이미 하진이 짐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었다.

          생각보다 너무 빨리 오셨는데요??

          뭐?? 평소보다 길이 안 막혀서 그런거지...

          아..네...그랬군요...그럼 자 여기 티켓이랑 가방..

          무슨 가방이 이렇게 큰거야??

          한달꺼 준비하라고 하시던데요? 사장님이?

          뭐?? 뭐야..날 아주 없애시겠다는 건가? 사장님이?

          아니 제주도 가셔서 좀 푹 쉬다 오시라는거죠....지금 부사장님

          거울 없나요? 얼굴이 완전...아...마사지라도 받으시고 가시는건데..

          너! 나 놀리냐? 그만 가봐라...나 들어간다...

          넵!! 행복한 시간 보내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