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情人 2013. 5. 14. 02:46

            뭐야?? 아직 남았다고 했잖아??

            내가 그것까지 어떻게 알겠어??

            그럼 그 아인 누구 아인거야?

            궁금하면 네가 그 아이 유전자 검사 한번 해 보던가....

            뭐..일단 출산 축하 선물이라도 보내야겠군...자...이걸로 네가 알아서 사!!

유리가 지갑에서 수표 한장을 승희쪽에 던지면서 말했다.

             뭐라구? 또 나보고 가라는거야? 그 두 남자가 문지기처럼 지키고 있을텐데...

             차라리 나보고 저승사자에게 가라고 하지 그래?

             잊었나 본데...널 그 저승에서 구해 준 사람이 나라는 걸 잊으면 안되지...?

승희는 바닥에 떨어진 수표를 주우면서 입술을 꽉 깨물었다.

             아..그리고 기자들 불러...어쩌면 기자들이 그 아이 아빠 찾아 줄지도...

             그 두 아이 모두 주하씨 아이라면 어쩔건데?

             뭐 난 상관 없어..난 강주하 그 사람만 가지면 되니깐..아이 따윈...필요 없지...

             그런데 넌 우리 백화점 돌아가는 상황은 알고 있는거야?

             내가 널 왜 고용했는데?? 그딴거 난 관심도 없어..네가 알아서 해야지...그걸

             왜 나한테 묻는거야? 참고로 내 새아버지는 위로 올라가는 건 좋아하지만

             아래로 떨어지는건 용서 못하는 분이시라서...그 머리에 잘 새겨둬...

유리는 승희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날카로운 눈빛을 보냈다.

             부사장님 안에 계시죠?

             아...네.....루이스 부사장님도 축하드려요...

             감사해요...최비서관님이 우리 혜인이 입덧 했을때 그렇게 잘해 주셨다던데..

             어떻게 보답을 드려야 할지요...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제가 좋아서 하는 거예요...혹시 제가 해드린 음식

             생각나시면 언제든지 말씀만 하시라고 꼭 전해주세요..

             그럴께요...

혜성이 하진에게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자 그 안에서 혜인이 보였다.

             너..뭐야? 혜인이는??

             어머니 계시잖아...남자들보단 섬세한 어머니가 계시는게 더 나을거야...

             그래도...뭐지? 네 얼굴..무슨 좋은 일 있는 것 같은데...?

             그래? 그렇게 보이는거야? 음....있지...

             말해 봐...

             현사장님이 날 복귀 시켜줬다.

             오...부사장님....?

             그리고....한식 다시 생각해보시겠데.....

             뭐야...그건....그럼 우리 혜인이 다시 그 지부장 자리에 앉히겠다고??

             싫은거야? 난 우리 혜인이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해줄건데..

             아니 이젠 두 아이 엄마인데....자꾸 네가 바람을 넣으면...

             바람??? 난 내 지위까지 아니...메이지까지 통째로 우리 혜인이 주고 싶은데..?

             알았어....미안...내가 잘못했다.. 네 마음 못 읽은 점..쏘리....그래....그래서

             네가 이렇게 한 걸음에 달려 온거구나...그럼 한식 자료들은?

             이미 준비 완료.....

             그렇지...루이스 네가 어떤 위인인지 내가 잊고 있었다. 그래...우리 혜인이

             그냥 메리어트 부사장 사모님보단...한식 지부장...그래 그 자리가 더 어울린다.

             고맙다. 친구.....아니 형님.....

             당연한거지....내 동생인데....

             그럼..부사장님...차부터 줘야겠군....모양 빠지게 택시나 타고 다닐 순 없잖아?

             기꺼이...사양하지 않겠어요...

             너 여기 지리 잘 모르잖아...당분간 기사도 붙여줄께....

             그것까지 땡큐.....그럼 난 자료 좀 살펴 볼테니 퇴근하고 같이 가자...

             그래...그럼 수고...

혜인이 눈을 뜨자 수연이 초롱이를 안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어머니..

             그래....우리 혜인이....많이 피곤했구나....자....초롱이 안아 볼래?

             네...

혜인이는 조그마한 인형같은 초롱이를 품에 안았다. 그 작은 몸이 움직이자 혜인이는 초롱이를 좀 더 가슴에 품었다. 그러자 초롱이가 엄마 품인 것을 안 것처럼 입을 벌리기 시작했다.

             이런....엄마 품인걸 알았나 보구나...배 고픈 것 같구나...

             네.....

             그럼 자...좀 전에 간호사가 주고 가더라..

수연이 혜인이 허리에 수유쿠션을 감아 주었다. 좀 어색해 하던 혜인이 조심스레 초롱이를 쿠션에 올려 놓았다. 그리고는 옷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난 어머니께 다녀 올테니 편하게 수유하고 있으려무나.....

             네...어머니....

혜인이는 초롱이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동안 자꾸 흐르는 눈물을 주체 할 수가 없었다.

             미안하다...초롱아.....이 엄마가..널 힘들게 했구나...

             다행히...우리 초롱이....한달씩이나 먼저 나왔는데도 이렇게 건강하다니..

다희가 들어 오면서 초롱이 검진표를 훑어 보았다.

             니 엄마가 성질이 급해서 고걸 못 참고 널 한달씩이나 먼저 세상 빛을 보게 하고..

             이해해라...초롱아....어쩌겠니...

             언니....!!!

             쉿!! 초롱이 맘마 먹고 있는데...엄마라는 분이...쯧쯧...

             알았어....

             너 수유 끝나고 마사지실 가자..

             왜?

             너의 오라버니께서....친히.....이곳에서 가장 마사지를 잘 하시는 분으로 초빙까지

             하셨단다...

             무슨 마사지??

             너 혹시 오라버니한테 말한거 있니?? 너 팔목 아픈 것도 알고....모유 잘 안 나왔던 것도

             알고....뭐..타임머신 타고 과거로 갔다 왔다니??

혜인이는 한참 골똘히 생각을 해 보았지만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없어...내가 무슨 자랑이라고 모유 안 나와서 손목 망가진거까지 말을 해....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난 일이 하나 있었다.

            혹...시.....전에 나 약혼식때 한복 지어주신 여사님......그분과 했던 말을...

            들은건가.....?

            이야....무써운 오라버닐세....완전 스토커 수준인데...? 너 그거 아니..?

            너 잘해야 해.....부사장님하고 네 오라버니 은근 경쟁하던데...

            또 무슨 소리야...언니....?

            몰라...옆에서 보기에 좀 그래....널 아끼는 두 사람 마음은 잘 알겠는데...이건..좀...

            자...우리 초롱이 다 드셨네...그럼 트름 한번 해보실까??

            언니...내가 시킬께..

            됐다...네 손목에 무리가면 나 죽는다..네 오라비한테....

그리고는 두 사람은 마사지실로 들어갔다.

            초롱이는 친구들 곁으로 가자꾸나....이그..이쁜 것.....

마사지가 다 끝나고 혜인이 나오자 다희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때....? 이제 모유가 콸콸 나올 것 같아??

            언니..........그러지마...아푸다구....

            가자...고생했으니 좀 쉬어야지...

둘은 병실로 갔다. 혜인의 병실 앞에 누군가 서성거리고 있었다.

            누구시죠?

            아...안녕하세요?

            아니...당신은.....뭐야? 또 무슨 짓을 하려고 온거야?

            자...출산 선물이예요...여전히 무례하시군요...축하 해주러 온 사람한테..

다희와 승희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을때 혜인이 소리쳤다.

            그만...!! 뭘 더 알고 싶어서 온거죠? 또 한 번 내 아이를 들먹거렸다간

            내가 용서 하지 않을테니 그렇게 알고 이만 가시죠...!!

혜인이 출구쪽으로 손가락을 가리키며 승희를 노려 보았다.

            오늘은 그저 축하해주러 온거예요...오해 하지 말아요!!

            당신 덕분에 우리 아이가 유산 될 뻔했고..당신 덕분에 우리 아이...한달이나 먼저

            나오게 됐으니 더 이상 당신에겐 축하 따윈 받고 싶지 않네요..

            나 때문에 빨리 나왔다?? 그럼 정말 루이스...그 사람이 오빠 맞는거야??

승희는 그 말을 하면서 팔짱를 낀 채로 어이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 다신 못 짓게 해줄까??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또 온거지? 뭘 더 알고 싶은거야!!!!

주하와 혜성이 복도를 걸어 오면서 승희를 쳐다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을 본 승희는 또 다시 움찔했다.

           저 두 사람한테 오늘 죽고 싶지 않다면 내가 비상계단 알려 줄테니 어서 가시지??

다희가 승희의 귓가에 속삭이듯 이야기를 하더니 손가락으로 비상계단 쪽을 가리켰다.

           이게 도대체 무슨 꼴이람...내가 왜 이런 수모를 겪어야 하는거냐구...젠장...

승희는 다희가 가리키는 계단으로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버렸다. 그 모습을 본 다희가 복도가 떠나갈 정도로 웃기 시작했다.

           아하하하하...천하의 그레이스 외동딸이 꽁지 빠지게 가는 모습하고는...아하하

           여긴 18층인데.....저 상태라면 1층까지 걸어서 가겠네....아하하하하하..어쩜

           두 분 딱 맞춰서 오는데 뭐 있다니깐...아....여기 경비 제대로 서라고 해야겠네..

           아무나 들어 오고....자...이만 얼굴 펴시고 들어가시죠....사모님 다리 아프시겠네..

다희가 아직도 주먹을 쥐고 있는 두 사람과 멍하니 서 있던 혜인이를 데리고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