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임님...저 여기서 내려주세요...
사모님 저 부사장님께 혼납니다..집까지 모셔다 드려야해요...
그럼 아파트 입구에서 내려주세요...그건 되죠?
아...안되는데.....그럼 제발 조심히 들어가세요..제발요...
최주임의 걱정스러운 표정을 보고선 혜인이는 멀쩡하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해보였다...아파트 입구에 차를 세우고 최주임은 혜인이가 안 보일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그 시간 사장실에서는
아버지...정말....
그래...이건 운명인것 같구나...그동안 내가 그사람한테 얼마나 미안해 했었는데...
어..오빠..안색이 별루 안좋은데....왜 그래요?? 주하야 무슨 일있니??
강이사가 결제 서류를 들고 들어오자 주하는 인상을 찌뿌리면서 나갔다..
저 잠깐 나갔다 올께요...
그리고는 최주임에게 전화를 했다..혜인이를 잘 데려다 주었는지 궁금해서....
자네도 주하가 만나는 아가씨에 대해 아는거 있나??
네??누구요?? 승희요??
아니...한혜인이라는 아가씨 말이다...
뭐라구요?? 그 아이라면....오빠..전 정말 힘들어요...
무슨 소린가??
주하가 철없을때 사고 치고 다니면 제가 바쁜 오빠를 대신해서 뒷처리 하고 다녔잖아요..
그 아이도..그게 몇년전이더라?? 한 5년전쯤인가...주하옆에 붙길래 내가 얼마나 힘들게
떼놓았는데....에휴,,,,,다시는 주하옆에 안올줄 알았는데....이번엔 글쎄 미혼모가 되서
또 다시 주하옆에 왔잖아요....어찌나 질긴 앤지..독해요..너무나..이번에도 알아 먹게
말은 했는데...근데 오빠가 어떻게 그아이를 아세요?? 혹시 오빠한테까지 붙던가요??
아이가 있다고.....?? 그 아가씨가....??
누구 아이인줄도 모르는 애를...뭐 그 아이가 주하 아이라도 되나..참내...
주하 아이......라고...
아니 오빠...그 애가 하는 짓이 뻔하잖아요....미혼모가 되서 혼자서 어떻게 애를 키워요..
그래서 주하한테 붙는거죠...뻔하지 뻔해...
그런 말은 함부로 하는게 아니지...특히 자네가 할말은...
오빠..그래도 저...난...누구한테 빌붙진 않았잖아..그리고 난 미혼모가 아니라 이혼한거라구요..
같은 부류로 평가하지 말아줘요..오빠는 내가 고모로서 주하 궂은일 다 해결해 준 나한테 그러면
너무 서운해요...
그래...그건 내가 미안하네...
그런 의미에서 그레이스 백화점 김사장님과 식사라도 한번 해야죠..승희도 볼겸...
아직 내가 해결을 봐야할 일이 남아서 그 일이라면 내가 나중에 연락하지...
오빠....
할 말 끝났으면 이만 나가보게..
혜인이는 최주임이 보이지 않게 되자 놀이터 벤치에 앉았다..아버지가 억울하게 낙향을 하게 된 사실을 알게 되자 가슴이 너무나 아파왔다..그것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가족으로 인해서 그렇게 되자...어짜피 선배에게 기댈 생각도 없었지만 찬성이가 더욱 더 안쓰러워졌다..그리고 또 하나의 주하의 분신까지...
어..혜인씨...
장선생님...여긴 어쩐일로...
오늘 정말 눈부신데요....
날씨가 참 좋죠..??
날씨가 아니라 혜인씨가요...오늘 무슨 날인가요??
아..아니 오빠가 이렇게 해준거예요....그런데 여기까지 어쩐 일로...
제 친구녀석 공주님 돌잔치를 해서요..다희씨한텐 여기로 이사 왔다는 소리 들었는데...
어머...다희 언니랑 통화 자주 하시나봐요...??
아...그게......혜인씨는 전화도 잘 안받으시고..찬성이가 걱정되는데 물어 볼 데는 없고...
아니..그걸로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제가 그냥 해본 말이예요..
그런데 혜인씨 요즘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이는데 무슨일...있나요??
아 좀 신경 쓸 일이 생겨서요..그렇게 티 나요??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은호가 혜인이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
그럼 우리 다 잊고 데이트 해요...
네??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 준다던데..처음이자 마지막 부탁이예요...들어주시겠어요??
난처한 표정을 짓던 혜인에게 은호는 불쌍한 표정으로 맞대응했다..
가시죠...
은호가 데리고 간 곳은 은은한 허브향이 가득한 허브샵이었다...혜인이의 긴장됐던 마음이 허브향을 맡으니 한결 풀리게됐다..
좋죠...
어머 장선생님..오래간만이시네요....
잘 계셨죠??
옆에 분은...혹시 여자친구??
예쁘죠??
세상에....몇년째 단골이시지만 한번도 이런일이 없었는데..이렇게 예쁘신 분을 숨겨 놓고
이제서야 오시기예요...??
저 제 여자친구가 좀 쑥스러워하니깐 저희 어머니껜 비밀로 해주세요....
아...네....당분간만....비밀로 해두죠..호호호 그럼 이쪽으로 오세요...
불빛이 은은한 복도를 지나서 조용한 방으로 갔다..그곳엔 커다랗고 편하게 생긴 의자 두개와 테이블 그리고 아래에는 족욕기가 있었다..
장선생님 여자친구한테 잘해주세요..얼굴이 까칠해보이는데..
아 그게..죄송합니다..그래서 여기로 데리고 왔잖아요..
그러게요..잘하셨어요...그래두 장선생님이 남자친구라서 좋으시겠어요....부러워요..
장선생님이 잘해주시죠..우리 샵에서도 정말 인기 최곤데..역시 이렇게 아름다우신
여자친구가 계셔서 ...그래서 우린 찬밥이었군요....
아..자꾸 그런 말씀 하시니깐 부담스럽네요....
뭘 부담까지...자 이 차 드시구요...자 족욕기 온도 맞춰졌네요...발도 담그시구요...
장선생님 애인꺼 차 드시지 마시구요..각자 다른 차로 준비했으니까요.. 마음 편하게
쉬세요...그럼 전 이만...
데이트....저 이런거 처음 해보는데..기분 좋네요..
사실 저도 지금껏 바쁘게만 살아와서 이런 여유는 처음이예요...그리고 창피하지만
저도 데이트가 처음이예요....
네?? 찬성이 아빠하고도 데이트 안해보셨어요??
그게.....아니....
갑작스럽게,,,,죄송해요...
아니예요..여기 정말 좋으네요..허브차도 좋고 좀 전까지 안 좋았었는데..점점 나른해지네요..
그렇게 혜인이는 차를 절반 정도 마시고 발을 담근채 테이블에 팔을 기대고 잠이 들어버렸다..은호는 깊이 잠이 들때까지 기다렸다가 혜인이를 의자에 눕혔다..그리고는 편안하게 잘 수 있도록 의자를 젖혔다..은호는 잠이든 혜인이의 머리결을 쓰다듬었던 손을 혜인이의 얼굴까지 가져 가다가 그만 멈추고 일어섰다.
그리고는 족욕기 안에서 발갛게 된 혜인이의 발을 빼서 수건으로 조심히 닦아주었다..초여름 에어컨이 약하게 틀어져 있는 방에서 감기라도 걸릴까봐 은호는 얇은 담요로 혜인을 덮어주었다..그리고는 자신은 앉아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책을 절반 정도 읽었을 때 쯤 혜인이가 잠에서 깨어났다..
어....죄송해요...깜빡 잠이 들어서....
자 이 차 좀 마셔봐요..방금 다시 새걸로 가져다 준거예요...몸이 한결 가볍죠?
아..네...감사해요....
차를 마시는 혜인이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던 은호가 심호흡을 한 후 말을 이었다..
혜인씨..주하 어디가 그렇게 좋았어요??
네?? 갑자기....
곤란한 질문인가요??
그냥 이 사람과 함께라면.....
좋겠다...그렇군요...혜인씨....
장선생님....
그런게 운명이라는 걸까요?? 주하도 똑같은 말을 했어요...
네???
그 녀석 어느날 갑자기 망나니 같은 행동을 하더니...또 어느날부터 정신을 차리더라구요..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했죠..그땐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굉장히 궁금했었는데..역시...
장선생님...
혜인씨 정말 대단한 사람이예요..
그러면서 혜인이의 오른손을 잡더니 손바닥을 쳐다봤다...
이 상처죠??? 주하가 죽고 싶어 할 정도로 지워주고 싶어하던...그날 잠든 혜인씨의 손에
피를 닦아주고 붕대를 감아주면서 다시는 상처 주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는데...지금까지
상처만 주고 있다고...주하가 그런 녀석이예요...그렇게 아프면서도 그 누구에게 지지
않던 녀석이...혜인씨 앞에선 무너지더라구요....그 냉혈인간이...
...............
혜인씨 왜 피해 다녔어요?? 무엇때문에.......주하가 지난 5년동안 몸은 비록 미국에 있었지만
마음만은 전국을 헤매고 다녔어요..혜인씨를 찾으러...왜 찬성이 아빠와 데이트 한번을 못한
거죠?? 왜요..?? 지금껏 주하밖에 모르던 혜인씨라서요??
저기..장선생님.....
맞죠?? 주하가 찬성이 아빠.............
그 말에 혜인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그리고는 뒤돌아 선 채 어깨를 파르르 떨었다..그 모습을 본
은호도 일어섰지만 어찌해야 할 지를 몰랐다..자기가 지금껏 무슨 말을 했었는지도 까맣게 잊어먹었다...
저...혜인씨...
조심스럽게 혜인이의 떨리는 어깨를 잡았다..그러자 혜인이가 은호에게 안긴 채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뺏어 가면 어떻게 해요....
누가 빼앗아 가요....주하 그런 녀석 아니라는거 잘 알잖아요..
무서웠어요...선배가 그냥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저도 이렇게까진....
혜인씨 배경..때문에요...?? 주하가 메리어트 후계자라서...그래서 떠난거였어요?
찬성이 빼앗길까봐..꼭꼭 숨었던거예요??
그리고...장선생님도 아시잖아요...선배 아이..
저도 그게..의사로서 도저히 믿을 수 없지만..지금 이 상황을 찬성이가 보여주고 있잖아요...
누가 믿겠어요...내가 선배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말한다면...
내가 믿어요....주하가 믿어요...할머니가 믿어요..다희씨가 믿구요....
아니요...그 여자는 안 믿어요..혹시 믿는다해도 찬성이를 빼앗아 갈거구요...
그 여자라니요...?? 혹시 주하 고모 강이사님..말하는건가요??
그 여자가...우리 아버지 삶도..제 삶까지도...이젠 우리 찬성이 삶까지..용서 못해요....
아...강이사님...그걸 놓쳤군...혜인씨...이제 더 이상 숨지 말아요...
싫어요..그 여자가 우리 찬성이 빼앗아가는걸 앉아서 보고만 있으라구요?? 절대로
장선생님 제발 선배한테 제발 말하지 마세요....부탁이예요....
그럼 뱃속에 그 아이는요..
네? 그걸 어떻게.....
혜인씨 이제 그만 해요....이럴수록 전부 다 불행해져요..혜인씨는 주하가 이렇게
자신의 핏줄도 못 알아보고 평생을 안타깝게 살아가길 바라는 건가요?? 그리고 점점
배가 불러올텐데 눈들을 어떻게 속일건데요...??
혜인이는 더이상 흘릴 눈물도 남아있지 않았다. 지난 세월동안 흘린 눈물만으로도 이미 넘칠대로 넘쳐버려서..멍하게 서있는 혜인이를 은호는 힘껏 껴안았다...
다행이예요..이번만큼은 주하에게 양보같은건 안하기로 마음 먹었었는데...다행이예요..
고마워요...혜인씨..이제 맘 편하게 혜인씨를 주하곁으로 보내줄 수 있을것 같아요...
오늘 데이트도 너무나 고마워요..아참..아직 마지막 코스가 남았는데..가실까요??
은호는 혜인이의 발에 구두를 신겨주었다. 그리고는 또 다시 차를 몰고 거리로 나왔다..한참을 가자 어딘지 낮익은 병원이 보였다.
여긴...
우리 마지막 데이트 코스...마지막까지는 완결지어줘야 하는거예요..가죠..
네??
다희씨...우리 왔어요...
뭐야...한참 기다렸잖아..장샘....잘왔다..한혜인.....
언니.....이게 무슨 일이야??
어이 장샘...우리 혜인이 눈이 밤탱이가 됐는데...뭐야...??
어..미안....내가 좀 혼냈어...
하하하 장샘..자기가 혼난게 아니고?? 어라 우리 악바리를 울리고...장샘 멋진데,..??
선생님 준비 다 됐습니다...
아 네...가자 초음파실로...
다희가 혜인이를 이끌고 초음파실로 들어가고 은호는 진료실 밖의 또 하나의 방에서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그 순간 주하가 뛰어 들어왔다...
형...무슨일이야??
쉿...조용히 해...모니터 봐봐...
뭐야?? 깜깜하잖아...저기 점인가??
그래 그 점..혜인씨 배 안이야....들어가봐
뭐라고??
놀란 주하는 진료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면서 소리쳤다...
혜인아....
주하가 초음파실로 들어오자 혜인이와 다희가 동시에 깜짝 놀랬다..
저..저기 다희씨 혜인이 뱃속에 뭐가 들어있나요?? 혹시 안좋은....건가요??
그렇게 보이나요?? 와서 자세히 봐봐요...
언니....이게 무슨 일이야??
이건 나도 몰라..장샘이 저지른 일 같은데....
그러고는 모니터를 확대해서 보여줬다..그리고는 뭔가를 눌렀다...그러자 작은 점이 점점 커지더니 점차
태아의 모습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그리고는 마지막에 막 태어난 아이의 얼굴이 나왔다...
언니....이건....
혜인이가 울기 시작했다..주하도 한참을 보더니 눈물을 흘렸다...
우리 찬성이.....인가요.....??
역시 잘 알아보시네요...우리 조카 초음파 사진들....신생아때 사진...여기 오는 산모들
어떻게 아이가 커가는지 보여주려고 내가 만들어 놓은거야...
혜인아.....맞는거니...??
주하는 혜인이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물었다. 혜인이는 고개도 못든 채 그저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선배....아니야...
야...한혜인..너 끝까지 그럴거니?? 부사장님..찬성이도..그리고 이 뱃속 아이도..
내 아이들인거죠.....그렇죠....세상에....
주하는 모니터에 나온 찬성이의 얼굴을 만지면서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그 모습을 본 혜인이도 울 수 밖에 없었다..다희도 코끝이 찡해오자 밖으로 나와버렸다...밖에선 눈시울이 붉어진 은호가 있었다..그 모습을 보자 다희가 쏜살같이 뛰어가 은호에게 안기며 키스를 해버렸다...얼떨결에 은호도 다희를 꽉 껴안아버렸다..
장샘...자기 오늘 정말 멋지다....
그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다희가 또 다시 은호에게 키스를 했다...
안에서는 여전히 둘이 아무말 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혜인이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서 주하곁으로 다가왔다..그리고는 무릎을 꿇었다.
선배..제발 우리 찬성이 빼앗아 가지마...부탁이야..
너.....지금 무슨 소리 하는거야...??
주하가 무릎을 꿇은 혜인이 앞에 앉으면서 다그쳤다..
넌 내가 지금 심장이 터져서 죽기를 바라고 하는 말이야??
아니야...
그럼...그 말 무슨 뜻이야...
말 그대로야..제발...
그게 말이 된다고 하는 말이야?? 한혜인..넌 내가 없는 5년이 행복했니?? 그랬던거니??
내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니?? 내가 하루하루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기나 해??
미국에 있는동안에도 내가 편하게 잘 살고 있었을거라고 생각했니?? 왜 숨었어............
너와 난 단지 하룻밤 지내고 끝난 사이야?? 조금전까지만 해도 네가 다시 숨어버릴 것
같은 생각에 미쳐버릴것 같았는데..지금 네가 하고 있는 말에 더 미쳐버릴것 같다..알아??
뭐가 문제야....왜 날 아들도 못 알아보는 나쁜 놈으로 만드는데?? 도대체 왜? 왜.....
그리고 또 태어날 아이한테까지..네가 무슨 권리로...넌 그럴 자격 없어...아는거야??
그럼 나보고 어쩌라고...선배 배경이 날 이렇게 만들었어...그냥 하룻밤 즐겼다고 생각해..
선배가 미국 간 이유가 약혼 때문이라는 말을 들었는데..그 상황에서 나보고 어쩌라구...
내가 무슨 자격으로..?선배가 찬성이의 존재를 믿었어?? 내가 선배 아이를 갖었으니까
나한테 오라고 해?? 누가 그 말을 믿어줘...나부터가 못 믿을 상황인데...나 하나만
입 다물면 다 괜찮아지잖아...굳이 말 할 필요 있냐고....
내가 미국에서 약혼을 했다고?? 누구한테 들은 이야기야...??
그게 그렇게 중요해? 미안하지만 선배..난 선배와 엮이기 싫은 사람이야..권력이야??
그래서 우리 아버지를 그렇게 버렸어?? 그런거야??
이사님이야?? 우리 고모냐고..!!!
지금와서 누구였는지가 중요해?? 미안하지만 우리 찬성이..그렇게 모질고 사리 분별 못하는
집안에 보내고 싶지 않아..우리 찬성이에게 그 피가 절반이나 섞여 있다는게 불쾌해...
네 마음 전부 다 이해할 수 있어...하지만 그건 다 오해였잖아...
오해?? 그걸로 끝이야?? 그래 그 오해의 끝이 이거야...잘 봐...내가 지금껏 부모님 잃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잘 보라고..
주하는 혜인이를 꽉 껴안았다..빠져 나오려고 혜인이가 애를 썼지만 그럴수록 주하는 더욱 더 꽉 껴안았다..
미안해...혜인아....내가 다 잘못했어....용서해줘...네 아버지가 날 너에게 보내주신 것
같다..오는 길이 조금은 멀고 험했지만...이제는 다시는 너 힘들게 안할거야....
미안해...정말..그리고 고맙다...찬성이....그리고 뱃속에 우리 아이까지도...
그리고는 혜인이의 배를 조심스럽게 매만졌다...더이상 혜인이도 저항하지 않았다..아니 저항할 힘조차 남아
있질 않았다..그 순간 주하의 손길이 얼굴에 닿자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혜인아.....왜그러니...형..다희씨...
그 소리에 밖에서 두 사람이 뛰어 들어왔다...
이런...얼른 병실로 옮겨요..지금 혜인이 최악의 상태니깐...
네??
찬성이때보다 더 지금 스트레스가 많아요..약간 유산기도 있고...
얼른 병실로 옮겨서 정밀 검사를 시작했다...
안절부절 못하고 스프레이진통제만 들고 있던 주하의 손을 은호가 잡아주었다..
괜찮을거야..갑자기 오늘 많은 일을 겪어서 그런거야...
형....고마워....
고집불통 네가 나한테 고맙다는 말도 하고...혜인씨 정말 대단해....그런데...너희 고모님
안그래도 뭔가 이상했었는데..고모가 꾸민 일이었던거 같아..
뭐 워낙 네가 사고를 많이 치고 다녀서 뒷수습하러 다닌적이 많으셔서...
지금 우리 고모때문에 혜인이가 날 더 용서 못하고 있어...그때 고모 임신시켰다고
했던 분이....혜인이 아버님이셔...그 때 그 일만 아니었더라면 지금 혜인이가 이렇게
고생하면서 살진...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주하는 목이 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