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바쁘군....

          아니 부사장님....어쩐일로...

          모두들 알다시피 우리 호텔 누명 벗은거 축하해야죠?

          아직은 이른 듯 싶은데요...? 축하는 접고 우리 호텔 이미지

          다시 복구시키려면 정신 바짝 차리고...

          아니..진짜 혜인이 친구 아니랄까봐...무영아..네가 고생이 많다..

주하는 소윤이의 말을 잘라버리고선 무영이에게 다가가서 어깨에 손을 올렸다.

          감사합니다..부사장님..제 마음을 알아주신 분은..부사장님밖에..감사합니당...

무영이 주하 어깨에 기대었다. 주하는 또 한번 무영의 어깨를 두드려 주더니 소윤이를 쳐다 보았다.

          그래 이팀장 말이 다 맞아...지금 우리 호텔 이미지 바닥이야...

          지금부터 전쟁이야...이 사건 전까지만 하더래도 우리 호텔

          따라올 상대가 없었지..하지만 지금 우린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아...

그 말을 하면서 주하는 국제 홍보부팀 직원들을 한번씩 쳐다 보았다. 한명 한명 쳐다 보는 눈빛엔 냉철함과 비장함이 함께 묻어 있었다.

          우리 국제 홍보부가 생긴지 벌써 반년..반년동안 너무나도 잘 달려 와

          줘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들의 활동이 무척

          기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도 사람들이죠..

모두들 긴장하고 부사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하고 있는 중에 주하가 입가에 보조개를 띄며 미소를 지었다. 모두들 갑작스런 주하의 반응에 깜짝 놀랐다. 그동안 한혜인, 이소윤, 손무영으로 시작된 국제 홍보부가 이제는 10명이 되어서 어엿한 한 부서를 이루고 있었다. 소윤이는 팀장으로..무영은 부팀장이었다.

          아니 모두들 그런 표정은 좀....곤란한데..? 이팀장은 내가 한 말 모두

          이해 하고 있는거지? 앞으로 국제 홍보부가 할 일!!

          네...그 어느때보다 저희들이 바빠질 듯 싶은데요....부사장님 말씀 중에 이해 안되는

          부분이 있는데요...

          아...지금 입사한지 얼마 안된 분들도 계신 것 같은데...일단 차례대로 갑시다..

          이 팀장과 손부팀장은 한지부장에게 다녀오고..메리어트 부사장의 권한으로

          내일부터 일주일간 국제 홍보부서는 휴갑니다. 남은 여러분들은 이 팀장의

          권한으로 휴가에 들어갈 것이고 그럼 충전들 잘 하고 오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말하고선 소윤에게 따라오라는 손짓을 하고선 국제 홍보부를 나갔다.

          부사장님..혹시 한지부장님께 무슨 일이라도 생긴겁니까?

          아니...혜인이 지금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있으니깐..친구들인데..

          내가 붙잡아 두기만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미안해서..좀 가봐 줄래?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갈 순 없잖아...그리고 너희들 내가 부려먹기만

          했지 제대로 보상도 못 해 준 것 같기도 하고...

          잘 다녀 와서 또 메리어트를 위해 목숨을 걸어라...!!

          아...그 말엔 내가 가슴 한구석이 뜨끔하군...

          메리어트가 살아야 국제 홍보부도 살고..혜인이도 사는거죠...

          우린 이미 한 배를 탔으니깐요..그럼 잘 다녀 올께요..

그렇게 말하고선 소윤이도 나가려다 다시 뒤돌아 서서 웃으며 말했다.

          부사장님...감사해요...혜인이 많이 사랑해줘서..

그 말에 주하도 미소로 대답해주었다.

          부팀장님...들어오세요..

소윤은 무영을 자기 자리로 불렀다.

          언제 가는거야? 난 지금이라도 당장...

          이 바보! 아무리 그래도 부하직원들 관리는 해야 할 것 아니야?

          야..나 그정도는 아니다야...이미 우리 없을때 해둬야 할 일과

          각자 휴가 날짜 다 정해서 이봐 서류에 담아 왔다..

무영은 투덜거리면서 결제 서류를 소윤이 책상에 소리가 나게 내려 놨다.

          손무영!! 대단한데?

          아니..정말 내가 너랑 혜인이 때문에 묻혀서 그러지 나 영재야..

          그래..고맙다..그럼 내가 이거 검토해보고 퇴근시간 전까지 알려줄께..

          그럼 우리는 오늘 저녁에 준비해서 내일 제주도 가는거야..

          제주도도 많이 추우려나? 여긴 첫눈이 아직 안내리네..

          거긴 더 따뜻할거야..너 너무 따뜻하게 하고 오진 마라...제주도는 남쪽이야!!

다음 날 두 사람은 제주도에 가기 위해 준비를 서둘렀다.

          누구세요??

누군가 혜인이가 있는 집에 찾아 왔다.

          저기 혹시 이곳에 한혜인..살고 있나요?

          누구신디.....

김여사는 한참을 쳐다보다 이내 웃기 시작했다.

          아하하하하...닮았네요...우리 작은 사모님하고...얼른 들어오세요..

김여사는 그 분을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아 근디 우리 작은 사모님 오늘 병원 가셨는데..쫌 이따 오실거예요..

          여기 따끈한 차 한잔 드시고 계십시오..

김여사는  일 하는척 하면서 자꾸 거실을 왔다 갔다 했다.

          근디 우리 작은 사모님 고모님이신가..아님 이모님이신가요??

          네?

          우리 작은 사모님이 미인이신 이유가 알것네요..어머니는 못

          뵜지만서도..아하하 내 정신 좀 봐...사람을 앉혀놓고 빤히

          쳐다 보고,,...

          그렇게 많이 닮았나요?

          글지요...아 차 드세요..식기 전에...

한참 후 혜인이가 찬성이와 함께 집 안으로 들어왔다.

          작은 할머니..찬성이 왔다...

찬성이는 김여사를 부르면서 안으로 들어왔다.

          아이고..우리 도련님...안 추웠어?

          어? 저 이쁜 아줌마는 누구야?

          사장님....

찬성이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던 사장은 그제서야 혜인이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어쩐 일로 여기까지....

          어..혜인...병원 다녀 온 길이구나..이 아이가...아들인거니..?

          네..찬성아..인사해야지...혜성이 삼촌 어머니셔...

          워메..그럼 사장님...아이고 몰라뵈서 지송합니다..

그제서야 김여사는 그 손님이 현사장인걸 알고 인사를 꾸벅했다. 찬성이도 김 여사를 따라서 꾸벅 인사를 했다. 그리고선 찬성이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거실엔 혜인과 현사장만 남았다.

          사장님이 여기까지 오셨다는건...혜성씨 일인거죠...

          그래...맞아....

          분명 무슨 일이 있는데...혜성씨는 전혀 말도 안하고 일본으로도

          돌아가지 않고 아직 서울에 머물고 있는데...

          그래..고집이 무척 센 아이지...언제나 처럼......

          저에게 무슨 부탁 하실 일이라도 계신지요,,,?

          역시 혜인은 머리가 잘 돌아가는 사람이야..그래서 내가 더 좋아하는지도..

          우리 혜성이 제발 메이지로 돌려 보내줬으면 하는데..

          저도 이곳에서 여러번 말해 봤지만...무슨 일인지 말도 안하고...

          더 이상 말을 안하니 저도 어쩔 수 없었어요...하지만 메이지 호텔을

          이끌어 나갈 사람이 언제까지나 한국에만 있게 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그 방법을 좀 찾아 줄 순 없겠니? 이미 나에게 등을 돌려 버린 아이야..

          이 일이 저와 관계가 깊은것 같은데요...사장님...

그 말에 현 사장은 고개를 돌려 버렸다. 그 모습에 혜인도 더 이상 물어 보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든 다시 메이지로 돌려 보내드릴께요...저도 이젠 두 아이의 아빠와

          함께 하기로 했어요..더 이상 혜성씨 상처 주는 것도 싫고...저 때문에 메이지에

          누를 끼치는 일은 더 더욱 싫습니다.

          그래..난 혜인..믿어...고마워...그럼 이만 난 가볼께..

          그 말씀 하시러 이곳까지 오신건가요?

혜인이는 그 말을 하면서 고개를 숙여버렸다.

          혜인...에게 이런 말을 하러 왔다는 내가 정말 싫어...앞으로 좋은 일로 만날 순

           없을까...이렇게 헤어지면 다시는 좋게 만날 수 없을 것 같은데...

현사장은 혜인의 손을 잡으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혜인도 숙인 얼굴에서 눈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사장님과 다시 만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그렇게 되면 혜성씨

           너무 많이 아플 것 같아요...우리가 자신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현사장은 더 이상 혜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그 자리를 떠났다. 현사장이 떠난 뒤에도 한참을 멍하니 서 있던 혜인은 김여사가 나오는 소리에 눈물을 얼른 닦았다.

           찬성이는 피곤해서인지 잠 들었네요..아니 일본말로 뭐라고

           해서 엿듣지도 못했지만서도 좋은 이야기는 아닌 것 같네요..

           그 양반 오신 이유 ..아들 때문이죠잉? 이런....우째...자기 아들 살리려고

           애꿋은 우리 작은 사모님 가슴에 못을 박고 가시네..모진 양반같으니라구...

           저도 좀 쉴께요...우리 초롱이도 많이 컸데요...

혜인은 애써 미소를 보이면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침대에 누워서 한참을 소리없이 눈물만 흘리다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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