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무슨 일 있는거야??-

           -현사장님이 쓰러지셨어....-

           -뭐?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왜??-

           -충격 받을만한 일이 생겼어..지금 일주일이 훨씬 넘었어....-

           -그걸 이제서야....흠..그럼 지금 상황이 안 좋은거야?-

           -깊은 수면상태라고 하시는데...혜인이는...어때?-

           -깊은...수면....상태라구?? 그 충격으로 인해 일주일 넘게 주무시고 계시다는 거야?-

           -이해 할 수 없지...? 나도 지금 너무 충격이 커서....어떻게 해야 할 지....-

           -한혜인...확실히..네 동생 맞구나...그럴 수 밖에 없어....-

           -그건 또 무슨 뜻이야? 혜인이 내 동생 맞아...그게 지금 무슨.....?-

           -우리 혜인이도...충격 받으면........-

주하는 지난 여름 초롱이를 잃을 뻔했던 아찔한 기억에 숨이 막혔다.

           -무슨 소리야? 혹시...혜인이도 그런 적 있었단 말이야???? 설마......-

혜성 역시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머리를 쓸어 올리고 메고 있던 넥타이를 풀기 시작했다.

           -한 혜인...현사장님 딸 맞구나.....이런...나쁜 병들은 유전 안됐으면 하는데....

            그럼 현사장님 상태는 깨어나시기만 하면 되는거야?-

           -아마도...모든게 다 정상이시다고...혜인이는 언제 그랬던거야???-

           -지난...여름.....못난 내 실수로 인해서.....-

           -지난 여름......이라구.....?-

혜성은 지난 여름 혜인이가 쓰러져 병실에 누워 있었을 때를 기억했다. 그리고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혜인이도 알아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아직 무리한 여행은...-

           -그래....지금 두 사람 모두 힘들테니...당분간은.....-

           -하지만 내가 알게 된 이상 모른 척 넘어갈 수는 없어...스케줄 조정해보고 내가 갈께...-

           -그래...한식건도 너와 상의 해야 할 것 같고..지금 내가 움직일 수 없으니 네가 와..-

두 사람은 우울한 대화를 마쳤다.

             혜인아.....

             무슨 일이시길래..우리 서방님 표정이 이리도 우울하실까...?

아무 것도 모른 채 해맑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혜인이에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 지 모르던 주하는 이내 샤워실로 들어가 버렸다. 한참 후 샤워를 마친 주하는 다시 한번 심호흡을 하고선 밖으로 나왔다.

             무슨 일이야?

밖에선 혜인이 주하의 옷을 들고선 심각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더 이상 너한테 감출 수도 없지...그래....혜인아...

             말해...무슨 일이야?

             네....어머니...

             뭐야??

혜인이 흥미를 잃었다는 듯한 표정으로 뒤돌아섰다.

             쓰러지셨다..

그 말에 혜인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에 걱정이 된 주하는 혜인이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한참 후 혜인이 등을 돌려 주하를 쳐다 보았다.

             선배....자..옷 입어....언제까지 타올만 걸치고 있을거야?

             바보야....너 겉으로 아무리 태연한 척 해도 내 눈엔 다 보여...너 아직 많이 힘든거 알아...

             더 힘들게 만들고 싶지도 않아...하지만 널 낳아주신 어머니야...!!

             누가..!! 내 어머니야? 우리 엄마는....우리.....우리.....엄마는....저기 바다에...계신다구...

혜인이는 감정이 폭팔해버린 듯 큰 목소리로 밖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켰다. 그 손가락 끝이 점점 떨려 오자 혜인이의 호흡도 함께 가빠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주하는 혜인이를 얼른 감싸 안았다.

             알아...안다구...한혜인..너 아픈거 안다구...그만...그만하자...

             그 분이 쓰러지신거....나와 상관 없는 일이야...이제..그런 말 그만 해줘...선배...

             일주일째래....

그 한마디에 혜인이의 떨리는 온몸이 더욱 세게 주하를 파고 들었다.  

             미안한 일이지만 그 분이 너에게 병을 유전시켜 주셨구나...내가 우리 찬성이에게....

             그랬던 것처럼...미안하다....

주하의 팔 역시 혜인이의 떨고 있는 온몸을 조여왔다. 하지만 주하의 말을 듣고 있던 혜인은 이내 그의 품에 서 빠져 나와버렸다.

             겨우 한번 이렇게 쓰러지신 것 가지고 나와 어떻게 끼워보려고 하지마...

             루이스 말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래...너처럼....

             그만...그만해....선배! 더 이상 이야기 하면 나 정말 화 낼꺼야..!!!

             임마....너 지금도 무진장 화 나있어...!! 그래.. 알았어..그만 할께...대신 하나만 허락해줘...

             나 내일 일본 다녀 올께...

             왜...?

             왜긴....한식건으로 루이스가 좀 만나자고 그러더라구....지금 사장님 그렇게 되셨는데..

             한국 올 순 없잖아....

             오빠......

주하가 좀 마음을 푼 혜인이를 부드럽게 껴안아 주었다.

              내가 챙길께..너 힘들어...

             오빠한테 가는데 대충 입고 가려구 그러는거야? 메리어트 후계자로서 당당하게

             가야지...

             그래.....알았어...많이 넣지는마....금방 돌아올꺼니깐....

             알았어...

주하의 가방을 싸고 있는 혜인이의 표정이 시무룩해졌다.

              기다려...내가 좋은 소식 가지고 돌아올테니 넌 우리 애들하고 편히 쉬고 있어..

              응...알았어...좋은 소식 기다릴께...

혜인이의 표정에서 한식 보다 현사장님을 걱정하는 모습을 본 주하는 또 한번 혜인이를 안아 주었다.

다음날 주하는 일본행 비행기를 탔다.

              친구......아니 형님...!!

              우리 혜인이는...?

              아니...오랜 친구가 네 영토에 들어섰는데...고작 한다는 말이 동생만 찾아??

              미안....그 오랜 친구가 내 동생의 신랑이잖아...그래서 물어 본 거지...

              그래 현사장님은 어떠신데?

              그게...

              하긴 본인의 의지로 인해 갑자기 깨어난다고 하더라구....별 일 없을거야....

              그래....그럼 우리 현회장님도 만날 준비가 다 된건가?

              휴.....오래전부터 알고 계시던 분인데...이번에는 정말 긴장이 되서 힘들다...

              그래..그 기분 이해한다.....

두 사람은 결코 가볍지 못한 마음으로 메이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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