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잠깐만....나 이 옷...안돼...

              예쁘다니깐...얼른 가자...총지배인님이 빨리 오라고 했어..

주하는  여전히 공주 옷으로 갈아 입히고선 투덜거리는 혜인이를 데리고 웨딩샵으로 내려갔다.

              오...혜인씨...더 예뻐졌는데요?

              어..? 원장님....안녕하셨어요?

              아니 아저씨가 여긴 왜 온거야?

              이 녀석아...이제 두 아이의 아빠면 좀 어른스럽게 말도 해라..

              아저씨가 뭐냐?

              아니 그럼 아저씨를 아저씨라고 하지 그럼 아줌만가?

              휴....혜인씨...앞으로 고생이 많겠네요...아이 셋을 키우려면...

혜인이가 좀 큰 소리로 웃자 이번엔 주하가 투덜거렸다.

              친히 이곳까지 행차하시고 뭐예요? 사장님이 부르셨나?

              흠....우리 여사님도 오실 시간이 됐는데....

              저 여기 왔습니다...부사장님...오래간만이죠? 혜인씨...반가워요...

              아..여사님....어서 오세요...추우실텐데...이곳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분께 한 번 찾아 간다면서 끝내 못가고 두 분을 이 곳에 모시네요...

              저런 저런....어쩜 생각하는 것도....

              그러게 말이죠..여사님....우리 부사장님이 혜인씨 쬐끔이라도 따라갔으면...

              아저씨..!! 에휴...그런데 두 분 우리 호텔에 무슨 일로...

              사장님 지시셨습니다..부사장님..다음주에 행사 하시는거 아시죠? 그 행사때

              두 분 코디 해주실 분들이기에 모셨습니다. 혜인이 몸 상태 때문에 직접 못가고

              이곳으로 모신 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지혁이 두 사람에게 고개 숙여 정중히 인사를 했다.

              아니 전 두 분 선남 선녀를 위해 옷을 만든다는 생각만으로도 항상 기쁘답니다...

              걱정 마시고 자.. 시간이 별로 없으니 우리 혜인씨 치수부터 잴까요?

              뭐하냐? 나가자...숙녀분 치수 재는데...

김원장이 주하에게 눈치를 줬다.

              아니 나도 재야지..그리고 내 여자거든...

              선배....나가주시죠....

혜인이가 문쪽으로 손을 가리키자 팔짱을 낀채로 여유롭게 기대어 서 있던 주하가 원장에게 이끌려 밖으로 나왔다. 그 시각 혜성도 어머니의 한복을 지어 주신 여사님께 인사를 하러 내려왔다.

             원장님...오래간만입니다..

             음...주하에게 들었다. 자네 동생이라던데.....닮았군...정말..닮았어...

             어허! 들어가지마..아무리 네 동생이지만 지금 치수 재고 있으니깐...

주하의 말에 멈짓하던 혜성이 문 가까이에 귀를 귀울였다. 혜인이의 목소리만이라도 듣고 싶은 혜성의 마음을 안 두 사람은 멀찌감치 떨어져 주었다.

             음....역시 엄마네..

             네?

             가슴둘레....큰애도 모유 먹었었나봐요...

             네....그 때 생각하면 정말 찬성이에게 미안하죠...엄마라는 사람이 모유가

             많이 나오지도 않아서 아들을 굶기고..그렇다고 분유를 먹이자니 한푼이

             아쉽고....누구에게 손 벌릴 만큼 용기도 없었고..그 때 어찌나 나오지 않은

             젖을 짜서....휴...제 손목이 지금 많이 안 좋아요...어머..여사님한테 괜한

             말을 한 것 같아서...죄송해요..

             아니...그래도 혜인씨는 젖이라도 한번 더 물렸죠? 전.....그 놈의 돈이 뭐길래...

             우는 아이 젖도 못 물리고 미친듯이 일 했답니다..지금도 그게 애들한테 제일

             미안하죠..비싼 차 비싼 옷 사주면 뭐합니까...그때 애미 정도 못 느끼고...

             아이구..주책이네요...원래 엄마라는 존재가 다 그렇죠....이젠 걱정 말고

             부사장님한테 모든걸 맡겨요....아마 그래야만 부사장님도 밖에 나가서 편히

             일 할 수 있을거예요...이젠 사모님으로서 누릴 것 맘껏 누리세요...더 이상

             옛날 일들은 들춰내지 말고 당당하게 사세요..아셨죠?

여사님이 혜인이의 어깨를 다독여 주면서 위로해주자 혜인이도 어느정도 수긍을 했다.

             네...이젠 우리 애들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부사장님을 위해서 열심히 살께요..

             자..그려면 치수는 다 쟀고...어디 이번엔...음 배둥이에게 어깨 노출은 좀 그렇고..

             아...하하하....여사님..그건....좀...

             그렇죠? 고전으로 갑시다....내 진짜 전공...곧 봄이 다가오니 파스텔 계열로 가고

             봉황? 주작? 현무? 음....그건 좀 더 생각해 봅시다...그럼 우리 부사장님은 블랙에

             타이만 맞추는걸로 합시다...

             여사님 한복 디자이너 아니세요? 전부터 묻고 싶었는데....저번에도 수트까지..

             내 남편이....양복 디자이너..였죠..어깨 너머로 배운게 지금까지 왔네요...그 기술

             하나 남겨주고 먼저 갔답니다...힘든 고생길 다 지나고 좀 편해지려니...

             아...죄송해요.......여사님...

             아니 아니죠..저에게 두 가지 일을 할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사람이랍니다....혜인씨도

             부사장님 잘해 드리세요..제가 부사장님 어렸을때부터 봐 왔는데...맘이 여리고 착하신

             분이랍니다...어찌나 혜인씨 이름만 나와도 싱글벙글이신지...아셨죠?

             네...

두 사람이 그렇게 대화를 나누고 있을때 밖에선 소리없는 통곡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너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아니야...나 먼저 갈께..여사님께는 다음번에 인사 드릴께...

             아니 루이스...안에서 무슨 일 있었던거야? 무슨 일인데...눈이 충혈될 정도로....

혜성은 김원장에게 고개만 끄덕여 인사를 하고 바로 가버렸다. 이상한 느낌이 든 주하는 혜성의 뒷모습을 보다가 문을 열고선 들어갔다.

             아..선배...왜 그래?

             너 무슨 일 있었어?

             아니 무슨 일? 치수 재고 있었는데?

             단지 치수만 잰거야? 무슨 이야기 안하고?

             부사장님..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우리 치수만 쟀는데? 흠...전보다 가슴둘레가

             늘었다 정도...?

             네에? 아....그렇죠? 저 상태로 주욱..

             선배!!

혜인이가 창피해서 주하를 크게 불렀다. 여사님은 이미 예측하고선 분위기를 다른 곳으로 돌려 버렸다.

             자...그럼 나는 어느 정도 감을 잡았는데 원장님은 어떠신가요?

             뭐 나야 여사님 옷에 맞춰서 언제나 가능하죠..

             그럼 이번 주말에 옷 피팅하러 다시 올테니깐요...그 때 다시 봅시다...그럼 이만

두 사람은 인사를 하고 갔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 주하는 혜인이를 먼저 올려 보내고선 혜성에게로 갔다.

             루이스....너 조금 전에 무슨 말 들은거야?

             아니야....

             네 얼굴에 무슨 일 있다고 쓰여 있는데 시치미 뗄꺼야?

             내 동생....혜인이한테 잘해줘...힘들게 살아 온 아이야....

             뭐야? 갑자기...혜인이 어렵게 살아 온 거 새삼스럽게 들춰내고....

             그냥...강주하..잘해줘...부탁이야... 잘 해 주고 싶어도 다가가지 못하는

             날 대신해서 내 몫까지....제발..부탁이다....

             그래...알았어...다음주에 행사 있는거 잘 알지? 너도 시간 내서 치수 재고 와...

             사장님이 너까지 특별히 수트 부탁하셨다. 혜인이 오라버니로서..알지?

여전히 힘이 없는 혜성의 어깨를 툭 치며 주하가 이야기 했다.

            그래...고맙다...그 전에 한식건 해결 됐으면 참 좋겠는데...그래야지 나도 당당히..

            한식건이 아니래도 넌 혜인이의 오빠로서 당당해줬으면 한다. 혜인이 뒤에는

            너와 내가 있다는걸 혜인이도 알게 될거야....곧...그러니 힘내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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